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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Jun 21. 2022

대만생활_coffee and couple,죽촌이자카야

Life go better after being couples












오랜만에 진한 감성 가득 담고 있는 개인 카페에 찾아왔다. 루이사랑 스타벅스가 지겨워지고 있던 참에 다행이었다. 대만의 좋은 점은 혼자여도 괜찮다는 것. 음식점 뿐만이 아니라 카페에 가도 혼자임이 어색한 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한국은 대형카페 같은 경우는 상관없지만, 아직 인스타감성의 개인 카페들에서는 혼자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것이 어색할 때가 많다. 혼자인 게 참 익숙한 나도 민망하거나 눈치가 보인다.

대만 생활이 익숙해지다 못해 지루해질 무렵의 어느 토요일. 간만에 혼자 있고 싶던 날 찾은 감성 가득하지만 조용한 이곳에서 나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곧장 실행에 옮겼다.이윽고 젊은 부부와 5살쯤 되어 보이는 가족 손님이 카페에 들어왔다. 나는 '오늘 글쓰기는 글렀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그 부부는 각자 책을 펼쳐들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꼬마 아이도 엄마 아빠를 따라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카페가 주는 분위기 덕분일까. 만석인 카페의 분위기가 북카페 마냥 고요하게 흘러갔다.




달지 않은 도넛과 또한 달지 않은 에이드가 담백한 이 카페의 모습과 어우러져,

습하디 습한 타이베이에서의 적당한 온도의 쉼터가 되어주었다.




스린역 1번 출구 바로 맞은편의 Coffee and Couple 카페.


한껏 여유 부리며 오랜만에 글을 썼다. 느낌 상으로는 주말 내내 혼자여야 이 기분이 풀릴 것 같았는데 제대로 분위기를 낸 덕분인지 반나절 만에 스르르 해제되어 버렸다. 


저녁에는 혼자 있기 싫어져 미니 언니한테 연락을 했다. 101에서 만나! 당장 만나! 









어디 가지? 어디 갈까? 고민하다 그냥 저번에 별로라고 느꼈었던 죽촌 이자카야에 다시 한번 더 가보기로 했다. 오늘 이 기분으로는 술만 맛있어도 될 것 같았기 때문에!

지금 위 뷰 때문에 죽촌 이자카야는 항시 핫플레이스라고 한다. 

(빛 번짐이 심해 보이는 건 새로운 핸드폰을 구입할 시기가 왔다는 걸까..?)

에라 모르겠다. 술이나 마시자! 



냉장고에서 꺼낸 시원한 사케와 이름 모를 안주들. 

여기는 진짜 메뉴판이 어렵다. 

나도 이렇게 쫌쫌따리 주는 한국식 이자카야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요식업 진짜 살면서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욕심나는 일이긴 하다. 

로니는 내가 또 술을 먹으러 갔다고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문화 차이가 나는 국제연애는 이래서 너무 피곤하다. 한국에서는 술 먹는 게 정말 당연한 일인데... 더군다나 여자랑 마시는 거이지 않는가. 또 금요일 저녁 토요일 저녁에 있는 술자리는 싸움의 대상이나 되기는 하던가. 

말로는 자기는 나를 컨트롤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하면서 그 친구가 말하는 "기본"이 나의 "기본"과는 정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또 걸핏하면 저번에 101근처의 펍에서 누가 술에 약을 탄 사건을 꺼내며 이렇기 때문에 나를 못 믿겠다고 말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행적과 행실들이 걱정된다고. 

술 먹고 나쁜 짓 한번 한적 없고, 문란하게 놀지도 않고 그저... 

우리네 아저씨들처럼 진짜 애주가일 뿐인 건데 

여자는 술 좋아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좁혀지지 않는 생각 차이에 101타워 끝까지 오를 만큼 기분 좋았던 오늘 하루도 망쳐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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