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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Jun 29. 2022

대만생활_다시 격리시작

" 내 인생 첫 강제 사회적 격리 1주일 "

              - 자가격리제외 -

      


                                                                                                     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12




愛麗絲咖啡廳(앨리스카페), 韓華園(한화원), 石二鍋(스얼궈)



시먼역_ 사람이 아무도 없다. 가게도 닫았다. 유령도시 같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모든 업무는 재택근무로 바뀌었고 집 밖에 나갈 수는 있지만 어느 곳에서든 실내에 있을 수 없다. 무조건 테이크아웃만 가능.

음식점에 가도 테이크아웃. 카페에서도 테이크아웃. 마사지/노래방/게임방/헬스장 당연히 무조건 영업정지. ^^


진짜 이게 가능한가?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게 한국에서 코로나를 경험하고 와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10시 영업제한은 해봤어도 아예 막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 정말로.

내 불만들을 대만 친구들에게 말하면, 그들은 무조건 동남아/중국과 비교했다. 아예 못 나가게 집문을 잠궈버리는 곳도 많은데 대만 정도면 자유를 주는 거라고 했다.

밖에 나가서 식료품을 사 오고 산책을 하고 마트 구경이라도 할 수 있지 않냐면서. ㅎㅎㅎ

(물론 마트는 사회적 봉쇄가 시작되자마자 다 털렸다. 마트에 남아 있는 물건이라고는 진라면(매운맛), 불닭볶음면 같은 한국 매운 라면뿐이었다. 감사해야 하나)



아, 그리고 산책에 대해서는 정말 할 이야기가 많다. 대만의 날씨는 지금 30도가 넘는다. 그리고 습도는 여름에는 대부분 90도가 넘는다. 심한 경우 98,99도 허다하다.

습도 98에 마스크 쓰고 밖에 나가 보았는가? 3분만 걸어도 마스크 안에 땀이 차고 다 부숴버리고 싶다. 어디 들어가지도 못한다. 왜냐면 문을 닫았거나 테이크아웃만 가능이기 때문에.


그냥 집에 있으라는 소리다. 한 발짝도 나오지 말고.




愛麗絲咖啡廳 Alice cafe

No. 9, Section 6, Xinyi Rd, Xinyi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10




그리하여 시작된 나의 집에 콕 생활. 그리고 우버이츠 vip의 삶.


대만 생활 첫 번째 글을 보아도 알겠지만, 나는 정말로 극 E다. 코로나로 인한 입국 자가격리도 친구들이 불안해해서 그 많은 취미생활 거리들을 한 아름 안겨주었을 정도로 집에 하루 종일 있으면 돌아버리는 성격이다. 매일 나가고 싶어서 눈물을 흘렸던 호텔 격리가 끝난지 채 석 달도 안된 것 같은데 이렇게 또 격리 시작이라니.


하느님.. 신이시여.. 대체 왜....




첫 일주일은 미니 언니랑 사실 우왕좌왕하며 보냈다. 재택근무도 익숙해져야 했고 출근을 안 하니까 매일 밤 맥주 마시며 우버이츠로 이것저것 시켜 먹었다.


하루는 브런치를 먹자고 집 근처 앨리스 카페란 곳에서 배달을 시켰는데, 포장도 예쁘게 오고 젓가락 세트도 고양이가 그려져 너무 귀여웠고, 브라우니랑 애플파이까지 서비스로 주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곳을 비추한다.


진짜 맛이 없었고. 피자에 고수가 들어있었고, 또 피자에 고수가 들어있었다.


고수 피자도 아닌 주제에 고수를 품고 있어?

이 가게는 뭐 하는 가게길래 고수 피자도 아닌데 피자에 고수를 넣어? 제정신인가?




모든 격리에 대한 불만이 저 가게로 향했다. 분노할 명확한 대상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사실 그냥 파스타 먹고 서비스로 주신 케이크 먹고 했어도 어차피 활동량도 없어서 배부르고 얌전히 잘 수 있었을 텐데도 언니랑 나는 극도의 분노에 차서 파스타랑 다른 음식들도 다 던져버리고 방에 들어갔다.




韓華園

No. 209號, Section 3, Bade Rd, Songsh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5




다음날은 실패하기 싫어서 시킨 한화원 짜장2 탕수육


양이 진짜 많은데도 안 남기고 꾸역꾸역 다 먹었다. 스트레스 풀 곳이 먹을 데 밖에 없으니까 사람이 음식에 집착하게 된다.

나는 인생을 허비하면서 사는 걸 싫어하는데 그래서인지 강제격리가 막 시작된 이 첫 주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다.



무언가 갇혀서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꼭 찾아야만 했다. 이렇게 먹으면서 살만 찔 수는 없었다.

30명 정도로 시작된 코로나는 이제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고 백 명은 거뜬히 넘기기 시작했다.



매일 의미 없는 재택근무


+ 일이 끝나면 언니랑 저녁 메뉴 고르기


+ 조금 소파에 누워있다가 넷플릭스 보기


+ 취침









石二鍋

No. 789號, Section 5 of Zhongxiao East RoadSection 5 of Zhongxiao E Rd, Xinyi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10




이제 갓 대만에 넘어 왔는데... 

코로나도 안걸린 쌩 호텔격리를 2주나 견뎠는데...

이제 장밋빛 해외라이프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집 안에 갇혀서 꼼짝도 못하는 신세라니. 




강제 격리가 시작된 지 이제 겨우 일주일. 

파워집순이 미니언니도 견디기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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