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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Dec 01. 2022

대만생활_ 춘수당, 택배보내기, 사대어학원,鷄肉圈

" 흔적 지우기 "

   

   


                                                                                                     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17



春水堂(춘수당), 택배보내기, 사대어학원, 鷄肉圈



전남자친구가 선물해 준 물건을 중고거래로 팔아버렸다. 

이 남자친구는 실로 나에게 많은 상처를 준, 하지만 내가 정말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다. 

시간을 되돌려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줄지, 아니면 모르는 사람인척 지나칠 지 나에게 다시 결정할 기회를 준다면

나는 주저없이 내 인생에서 그를 만날 모든 기회를 없애달라고 할 것이다. 

내가 대만으로 갑자기 떠나오게 된 이유의 8할도 그 사람과의 관계 때문이다. 

우리는 참 많이 사랑했고, 참 많이 다퉜지만, 나의 대만행을 끝으로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었다. 

첫 한 달간은 약간의 그리움과 질척거림이 있었지만 서서히 그를 잊어간다고 생각할 즈음

오랜만에 바뀐 그의 프로필에서 여자친구가 생겼음을 알게 되었다. 

눈물이 왈칵 나서 나도 내가 너무 당황스러웠다.

나도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그도 그랬을 뿐이었는데 

그 사람에 대한 원망이라기 보다는, 그저 우리가 함께 밥을 먹고, 여행을 가고,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사랑을 나누던 그런 길었던 순간들이 이렇게 잊혀져가겠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슬펐다. 추억으로 남겨놓기에는 너무 아픈 사랑이었을지도. 

아픈 사랑에 상처만 남고 결과를 내지 못해서 슬펐을까. 

아무튼 짠해보이는 윗내용과는 다르게 나는 펑펑 운 다음날 바로 한국인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그의 선물을 팔아치웠다. 

시세보다 싸게, 그리고 전남친에게 받은 물건이라 갖고 있고 싶지 않아서 판다는 내용을 덧붙였더니 물건은 5분 안에 금방 거래가 되었다. 

그가 나에게 선물한 반지는 아직 남아있지만. 

한두푼도 아니라 어떻게 처분해야할지도 하나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선 내게 남아있던 너의 마지막 선물을 보내며 너에 대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정리했다고 믿는다. 

  


미니언니랑 어제 하도 술을 마셔서 속을 좀 풀고자 특식을 먹기로 하고 시킨 장어덮밥. 

전남자친구와 의도치않은 혼자만의 두번째 이별을 하고 혼자 펑펑 울고 있었더니, 언니가 카드를 쥐어주며 

"나가서 술이랑 먹고싶은거 다 사와." 라고 했다. 

그렇게 갖게된 술자리여서 그런지 나름 열심히 사진으로 남겨놓으려고 하는데도 어젯밤의 사진은 하나도 찍지 못했다. 

금문고량주도 엄청 마셨던 것 같은데... 

그렇게 눈물젖은 밤을 보내고, 다음날 춘수당에서 시킨 장어덮밥과 밀크티.

비싸니까 속 안좋아도 밥이 잘 넘어갔다. 

어제 너무 많이 마신 이유인지 언니랑 말없이 밥을 꾸역꾸역 먹었다.  




사대어학당을 다니고 있으므로,, 그래도 또 공부도 틈틈이 해줘야 한다.

너무 재미가 없다. 

나는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 사귀고 싶어서 등록한건데, 온라인 수업에다가 클래스메이트들도 다 재미없다. 

나처럼의 목적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거의 대부분이 베트남 사람들인데, 그들은 비자 문제때문에 어학당을 다녀야하는거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수업내내 잠옷입고, 카메라도 끄고, 뭐하는 건지... 

비싼 돈 내고 수업을 듣는데, 

이렇게 시간 보내느니 차라리 안듣고 말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있다. 

선생님도 재미없다..





수업 끝나고 사먹은 점심.

루로우판이랑 무슨 닭고기튀김말이 였는데...

기름 안갈고 오래 쓴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한조각만 먹고 버렸다. 

한 번 배앓이를 크게 한 뒤로는 이제 좀 찝찝하다 싶으면 그냥 버리는 게 나은 것 같다. 

아까워하다 내 몸 아깝게 될 일이 생긴다.

+

글을 더 적고싶었는데. 몸과 마음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적을까말까 고민만하다 또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걸핏하면 미룰 핑계가 생긴다.

더 미루기 전에 그냥 그 뒤에 쓰고싶었던 내용들을 지워버리고 여기까지만 포스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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