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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시 오분

유월의 시

by 정유월 Mar 23. 2025


9월의 다섯시 정각

저물어가는 햇살이

잠깐 스쳐지나가는 바람 속 

붉은 나뭇잎 사이로 

깜빡 또 깜빡 잠시 나를 불러 세운다

아직 여름을 벗지 못한걸 알아 

쳐다볼 수 없어

분명 따가울테니

난 따가운건 질색이니까

두 눈 감고 있자

그럼 지쳐 저물어가겠지 

지쳐 저물어 갔겠지

눈을뜨자

까만 눈동자에 스며들어온건

따사로운 다섯시 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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