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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you Aug 02. 2021

손가락 끝으로 맛만 보고 싶어. 그리고 그 다음엔,

8월의 이야기.

 소실점이 하나인 뾰족한 천장, 콘크리트가 아니라 바람에 따라 팔랑거리고 있는 베이지색 천으로 둘러 쌓여있는 곳. 하지만 위에서 아래로 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느끼면서 푹신한 매트리스 위에서 눈을 떴다. 두 번째 캠핑, 텐트에서의 첫 아침이었다.

 “캠핑이 이런 것이라면 자주 할 만하겠어. 너무 잘 잤네.”

 하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물을 끓이고 커피를 내렸다. 맑은 공기가 배인 커피는 맛도 향기도 새삼스러웠다. 집에서 마시던 것과 같은 것인데 어디서도 먹어본 적 없는 커피가 되었다. 커피 한 잔에 개운해진 기분으로 뭉그적거리는 오전, 집이었다면 아직 눈도 채 뜨지 않았을 시간이다.

 멀리 달려온 것도 아니었다. 집에서 차로 고작 15분, 금방 집으로 갈 수 있으니까 가벼운 짐만 챙겨 가볍게 왔다. 15분 만에 자연 속에 묻혀서 캠핑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니 왜 진작 하지 않았지, 이 즐거운 일을.


 드릉드릉, 요즘 어떤 일에 가장 마음의 시동이 걸리냐고 묻는다면 바로 야외로 나가는 일이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가 금지한 여행을 하고 싶었다. 거창하게 멀리 떠나지 않아도 좋았다. 사람이 없거나 드문 곳에 파묻혀 텐트를 치고 바람을 느끼면서 책을 읽고 싶었다. 하지만 텐트가 없고, 텐트 같은 것을 쳐 본 적이 없고, 야외에서 잠을 자 본 적이 없고, 텐트 대신 차에서 잠들기엔 내 붕붕이는 너무 작은 자동차다. 어떻게 하면 좋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흥미로운 생활 연구소의 이달의 에세이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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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컨셉은,

'당신의 여름으로 스며들고 싶어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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