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이야기,
‘발바닥 느낌에 집중해 봄. 발뒤꿈치에서 발가락으로 이어지는 리듬이 기분 좋았다. 땅바닥을 골고루 잘 밟은 느낌. 이 기분에 집중하면 조금 더 달릴 수 있을까.’
어느 날의 달리기 운동 기록이다.
덥지 않은 날의 밤엔 걷거나 달리기를 한다. 30분 코스로 달리는 것을 도와주는 앱의 힘을 빌리고 있다. 초보자 코스를 선택했더니 달리기를 할 때 중요한 포인트를 설명하거나 달리는 법을 알려주거나 하는 가이드 음성이 나와서 좋았다. 초보자 용이기 때문인지 30분이 끝나면 ‘내일은 운동하지 말고 스트레칭 후에 푹 쉬세요’ 하는 말을 해주기도 하는데, 그 말을 들으면 내일의 운동까지 함께 끝낸 것 같아서 두 배로 뿌듯해지곤 한다.
하지만 이 잠깐의 움직임을 위해 밖으로 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나는 태생이 집순이인 탓에, 집에 들어가면 다음 날 용건이 생기기 전까지는 나올 생각을 안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운동을 하려면 다시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갈아 신고 문밖으로 나를 끌어내야 한다. 가만히 있고 싶은 나를 억지로 밖으로 밀어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하늘에 선명하게 잘 뜨는 달이다. 퇴근길에 보이는 달이 예쁘면, 밖으로 나갈 힘이 생긴다. 좋아하는 것이 하늘에 있어 다행이다. 일단 달로 유인에 성공하면 밖에 펼쳐진 계절의 향이 나를 기다린다. 한 발짝도 움직이기 싫었던 얼음 같은 마음이 녹으면 그 자리엔 다양한 향기가 틈 없이 들어찬다. 봄엔 서걱거리는 풀 풋내가 나고, 꽃 피는 계절엔 달큼한 꽃 내음이, 한참 비가 떨어지던 장마철엔 비릿한 비 비린내가 나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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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컨셉은,
'따뜻한 여정의 마무리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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