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생이 심하셨을 것 같네요. 모든 이별이 다 그렇지 않지만, 어떤 이별은 그런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은 준비하며 이별하고, 반편에 있는 사람은 준비 없이 통보받듯 이별합니다. 이별하는 것이 아니라, 이별당하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사랑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랑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사랑에 당하는 느낌도 들거든요. 계획적으로 사랑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빠져버리듯 사랑을 합니다. 그럴 때는 나는 없는 것 같고, 나는 그냥 떠밀려서 사랑을 해버리기도 하죠.
해서 지금 머물러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 같기도 합니다. 어떤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기회 같기도 해요. 텅 비어 있는 듯한 오늘이 어쩌면 제법 괜찮은 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다가 넘치 듯 괜찮은 날이 오잖아요. 그때는 사랑에 당하더라도, 사랑하며 사랑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태기로 불려지는 날도 서로 사랑하며 살다 보면 괜찮아집니다. 그렇게 서로서로 사랑하며 사는 게 괜찮은 삶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