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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글이 Aug 14. 2023

틈새수납! 60cm 살림살이

쓰임새가 비슷한 것끼리 모아 보세요

난 독립하고 나서 쭉 빌라생활을 했다. 지금 사는 집이 그나마 큰 편으로 방 두 개, 주방 겸 거실, 욕실, 작은 베란다로 분리돼 있다. 2년 전 이 집에 이사 와서 고민을 참 많이 했다. 구축빌라 특성상 수납공간이 없어 살림을 어떻게 정리할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분위기에 맞지 않게 신발장만 큰 게 특징.

"하아~ 전에 살던 집은 좁아도 싱크대는 넉넉하게 빠져서 다 집어넣었는데, 저 많은 걸 어쩐다지. 수납장을 짜서 넣어 말어? 그럼 일이 커지는데.."

하나 늘리는 기쁨에 젖어 싱크대 작은 것, 수납공간 없는 것 등을 살피지 못했었다. 큰 수납장을 들여올 거실 공간도 모자랐다. 식탁 놓고 주방기기들 철제선반에 정리한 후 재보니 여유공간이 가로로 60cm 정도. 밤에 잠이 안 왔다. 주방용품들 정리하기가 막막해서.



가로 13cm의 수납장 4개를 합하면 52cm!

틈새수납장은 내게 주어진 60cm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아이템으로 손색없었다. 솔직히 한정된 공간, 적은 비용, 수납 능력을 두루 만족시켜 줄  걸 찾아보니 얘 말고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틈새수납장 4개는 싱크대 바로 옆에 설치해 쓰고 있다. 처음에는 4개에 어떤 종류의 주방용품을 넣고, 그 순서는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많이 생각했었다.

우선 싱크대 바로 옆에 놓을 수납장(사진 왼쪽)에는 쟁반과 도마를 메인으로 했다. 채소를 다듬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 빈번하게 쓰이는 것들이라 싱크대와 가까운 곳에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수납장(사진 오른쪽)은 각종 일회용품으로 채웠다. 자주 쓰는 일회용 행주와 수세미를 맨 위쪽에, 이외에 롤백, 지퍼백, 다시백 등을 분류해서 자리 잡았다.


도마와 쟁반의 경우 크기와 무게가 있어 수납장 안에서 쓰러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요긴하게 쓰이는 게 책꽂이. 가로로 눕혀 하나씩 정리해 주었다.

틈새수납장은 양쪽 모두 뚫려 있어 도마와 쟁반 꺼내는 곳 반대쪽으로 물건이 넘어갈 수 있다. 이에 반대쪽에 튼튼한 하드보드지로 일종의 벽을 만들어 넘어가기 방지!


일회용품들은 종류별로 깊이 있는 바구니에 담아 쓰러지지 않고 골라 쓰기 편하게 정리했다. 사진 오른쪽 지퍼백의 경우 제품 상자의 윗부분을 오려 떨어질 때마다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크기별로 정리하면 뽑아 쓰기도 편리하다.



세 번째(사진 왼쪽) 수납장에는 맨 위칸부터 종량제봉투, 일회용 빨대와 나무젓가락, 텀블러와 물병을 넣었다. 마지막 네 번째(사진 오른쪽) 수납장에는 차류, 아침식, 곡물류로 채우기.


틈새수납장에 주방용품을 정리할 때 가장 신경 쓴 점은 개별 물건들이 서로 섞이지 않게 자리를 잡는 것이었다. 봉투, 집게, 빨대 등 개수가 많은 용품은 작은 바구니 등을 이용해 분류하고, 분류한 것들은 다시 종이 박스에 담아 수납장 내부에서 이동하지 않게끔 해주는 것이다.


특히 텀블러와 물병처럼 쓰러지기 쉬운 애들은 바구니나 박스에 담아주는 것이 좋다. 


TIP 종이박스로 수납함 만들기
틈새수납장 크기에 맞는 바구니가 없다면 종이박스를 접어 수납함을 만들 수 있다.

박스 접기를 하기 전, 해당 박스를 접었을 때 수납장에 들어가는지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 집 틈새수납장의 경우 가로 13cm(물건이 들어가는 실측 사이즈는 12.5cm), 세로 44.5cm가 나온다. 박스 펼침면 중 파란색, 빨간색 부분이 수납장 사이즈보다 작다면 접었을 때 수납이 가능하니 확인해 보도록 한다.


왼쪽 사진의 빨간색 부분 중 위쪽, 아래쪽은 자르고, 가운데 부분은 칼로 살짝 긋기해 접기 편하도록 해준다.

박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해준 다음, 칼집 낸 부분을 접으면


이렇게 길쭉한 상자로 모양을 변경할 수 있다. 왼쪽은 상자 밑바닥, 오른쪽은 물건이 들어갈 윗부분.

글루건이나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모양을 잡아주면 튼튼한 수납공간 완성. 난 테두리 부분에 테이프를 한번 더 둘렀다.


차와 곡물을 보관한 수납장에서 자주 먹는 차류는 잘 보이고 꺼내기 쉽도록 꼭대기층으로 올렸다. 티백차 정리는 일전에 소개한 내용을 참고하시길.

https://brunch.co.kr/@yoyuge77/25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버릴 물건은 때때로 배출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 집은 1인가구라고 하기에는 살림의 종류와 양이 많은 편이다. 어찌 보면 최소한의 것으로 살아가는 생활방식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정리수납을 하는 이유는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해서가 아니다.

바로 수납시스템이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림을 꾸려나가려면 정리수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좁은 집에 적잖은 물건을 두고 살면서 틈새 공간을 찾아내고, 영역별 물건들을 헷갈리지 않고 바로 사용하도록 분류한 게 '정리수납 라이프'의 시작이었던 같다.


앞으로 어떤 집에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공간이 크든 작든 상관없다. 틈새수납장에 주방용품을 정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잘 찾아 쓰는 것'에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 취미생활을 이어나갈 것 같다. 물건들을 어디에 어떤 방법으로 자리 잡아주면 좋을지 머리를 열심히 굴려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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