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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지 Jul 30. 2024

건강예찬

몸과 마음은 하나다


 3~4월,, 우리 가족은 봄의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둘째 아이 마음이 많이 아팠다. 엄마인 나의 마음도 함께 아팠다.

 첫째 아이도 그랬던 것 같은데.. 여자 아이들이 3~4학년이 될 때쯤 친구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무난하게 잘 지내는 경우도 많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인지라 새 학기 관계 맺기에 안정적이지 못할 때가 있었고 그 기간 동안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 되어 온 마음과 몸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버텨내었다.

마음 표현 연습 카드와 타로 카드-아이들이 좋아하는 엄마 타로방

 둘째는 매일 밤 울었고, 매일 밤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감정카드와 타로카드를 배워가며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기도 하고 용기를 주기도 하며 감정적으로 때론 이성적으로, 주관적으로 때론 객관적으로 열심히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타로는 점을 치는 용도가 아닌, 타로카드를 매개체로 마음을 표현하고 상담하는 용도로 잘 활용하면 너무 좋은 도구라는 것을 배웠다.

 정작 내가 괜찮은가를 의심했던 순간들이 많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를 외치다 보니 아이는 다행히 친구들과의 관계에 적응을 했고, 그렇게 정말 이 또한 지나갔다. 아이의 힘든 마음을 보며 지켜내는 엄마의 단단함과 여유란 정말 나에게는 너무 힘든 일 같다. 아이가 힘들 때마다 아이도 자라고 나도 자란다.




 그런데 힘든 3~4월을 보낸 탓이었을까? 마음이 괜찮아져서 다행이다 싶을 5월쯤, 마음이 아팠던 둘째가 몸도 아팠다. 열이 났고 병원에서 약처방을 받아 일주일을 복용했다. 아이는 열이 좀 나고 식욕이 없는 것 외에는 큰 증상은 없었다. 그런데 약을 계속 먹어도 낫지 않았다. 다시 찾아간 병원에서는 ‘불명열, 무명열’이라며 큰 병원에 가보라 했고, 큰 병원에 가보았더니 잔뜩 검사를 하고 입원하라고 했다. 둘째 아이는 늘 건강하고 씩씩한 아이였기에 병원에 입원한 것도 처음이었다. 순식간에 폭풍이 휘몰아쳤다. 바이러스 침투에 간수치가 폭발적으로 올라갔고 열이 났던 것인데 어떤 검사로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는 상황은 더 무섭고 두렵고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약을 먹고 치료를 받으니 열이 내려 퇴원했다. 퇴원 후에도 많은 검사를 계속했지만 결국은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했고 그냥 지독한 바이러스 하나가 몸과 마음이 약해진 우리 아이의 몸을 잠시 괴롭힌 시간으로,, 그렇게 지나갔다.    

애착 베개 타요와 곤히 잠든 둘째




 6~7월은 나의 마음이 힘들었고 그래서 몸이 아팠다. 학교에서 몸도 힘들었고 마음도 힘든 일이 연속해서 생겼다. 결국은 몸이 버티지 못하고 목디스크가 재발했다. 목이 아예 돌아가지 않았고 움직이기도 힘들어서 정형외과를 다녔지만 더 심해졌고 그래서 한의원을 다녔지만 효과가 없었다. 너무 힘들어서 학교에서도 병가를 낼까 고민하다가 가 해야 할 업무와 반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에 쉬지 못했다. 통증의학과를 다니며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도수치료도 받았고 그렇게 거진 2달을 보냈다.


 휴대폰을 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든 활동도 멈췄고, 꾸준히 하던 운동도 멈췄다. 브런치 문우들의 따사로운 걱정과 안부인사에도 답하지 못할 만큼 쉬고 또 쉬어야 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몸이 아프니 너무 울적하고 뭐든 하고 싶지 않았다. 가족들에게도, 동료들에게도, 학교의 학생들에게도… 몸이 아파 의욕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서 그 또한 마음이 불편했다.

 다행스럽게도 이제 많이 괜찮아진 것 같다.. 아프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감사한 하루다. 역시 몸과 마음은 하나이고, 몸과 마음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또 느낀다.

 


 가끔은 보통의 평범한 하루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극히 상대적 의미를 갖는 이 답에 대해… 나는 그저 소망한다. 나와 가족 모두 건강하게 보내는 하루를…


이보다 더 평범한 하루가 있을까?

아니, 이보다 더 멋지고 감사한 하루가 있을까?


건강을 예찬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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