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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노엘 Jul 29. 2020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

글 쓰는 삶을 지금부터 시작해보고 싶다.

‘나는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라고 생각하는 지극히 소극적이고 소심한 아이가 바로 나였다.

지금은?

지금의 내 모습은 달라졌을까?

지금도 내면 속의 아이는 늘 두렵고 겁 많은 소심함이 있지만 어른이 되어버려서 더 이상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나는 내 모습을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고등학교 때 친구가 나를 찬찬히 보더니 “너는 반달눈이라서 참 예뻐. 쌍꺼풀도 없이 외겹 눈이 참 예뻐.”라고 칭찬했을 때에도 나는 쌍꺼풀이 크고 눈이 큰 아이들이 늘 부럽기만 했지 내가 나를 들여다보고 내게 용기와 자신감을 주지는 못했다. 나는  늘  내가  가진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이 컸다.

의대를 6년 장학생으로 다닌 언니를 두고 있으니 어가서 공부하는 것으로도 명함을 내밀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존재감 약한 아이가 나였으니 그렇게 집착해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눈뜨면 학교 가고 학교 마치면 집에 오는 그런 평범한 일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삶, 그게 내가 느낀 삶의 전부였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정신이 번쩍 들만큼 현실이 정확히 보였다.

일하는 엄마가 되기로 결심하고 보니 원장으로서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누군가의 뒤에 숨어있을 수도 없이 나 스스로를 단단하게 무장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학부모 상담, 설명회, 수업 등 해야 할 것들을 어쩔 수 없이 해내다 보니 내가 아닌 또 다른 페르소나가 되어 있었다. 그건 진짜 내 모습은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은 포장된 내가 되어있었다.

     


오랜 시간 길들여지듯 일을 하다 보니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매너리즘이 찾아왔다.

너무 익숙하니 재미가 없었다.

너무 익숙하니 떨리는 두려움도 없었다.

너무 익숙하니 눈을 감아도 하루 일들이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 있었다.

너무 익숙하니 당연히 성취감도 없었다.

그랬다.

그렇게 일상이 주는 매너리즘 속에서 남들은 성공했다고 말하며 부족함 없는 내 모습에 부러움을 느낀다고 했지만 나는 재미도, 즐거움도, 성취감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목석같은 내가 일상을 살아내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 중년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에 또다시 가슴 뛰는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하지만 나를 표현하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무언가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고 있다.

누군가는 노래로 자신을 드러낸다.

누군가는 춤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누군가는 그림으로 자신의 내면을 터치한다.

누군가는 말로써 자신의 생각을 주장한다.

나는 노래, 춤, 그림도  자신이  없다.

못하지도  않지만 잘  하는건 더더욱 아니다. 

그래서  그나마  생각해본 것이 글로써라도 나를 한번 표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머릿속의 생각들을 글로써 적어 내다보면 뒤죽박죽 내 머릿속이, 내 삶이 정리가 될 것 같다는 희망 생겼다.


하루에도 우리는 오만가지 생각들을 한다.

그 많은 생각들이 돌아서면 달아나 버리지 않게 잊히지 않게 글로써 정리를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의 내게 어리는 표현방법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100세 인생의 전반전은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일을 찾고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인생의 후반전은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기록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 생각은 이렇게 글을 쓰겠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사실은 사는 것이 바빠서 브런치 글을 거의 읽을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미루지 않기로 했다. 내가 글 쓰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이 순간부터 함께 글을 쓰고 함께 그 글을 읽고 공감해주는 글쓰기 플랫폼 속에 내가 속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최적화된 환경이 브런치임을 알게 되었다. 아직 발행된 글이 10개도 되지 않는다. 큰 틀은 잡았지만 세부 계획을 만들지도 못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작가님들의 글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읽다 보니 타산지석처럼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두렵기만 했던 글 쓰는 삶이 재미있어질 것 같다는 묘한 즐거움도 느껴졌다.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글들도 필요하겠지만 일단 내가 나를 정확히 마주 보고 내면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도구로 브런치 글을 발행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필력이 붙고 생각들을 쏟아내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글들도 쓰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필력을 붙이기 위해 그사용하지 않은 근육들을 깨우고 머릿속의 상상력을 풀가동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볼 것이다. 내면의 내가 얼마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나는 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인생 후반전의 목표

인생 후반전의 도전

브런치 안에서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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