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뜨거웠던 여름을 견뎌내느라 낮게 움츠려져 있던 산과 들이 가을바람에 춤을 추며 한껏 멋을 부리는 계절, 가을.
가을의 묘미는 산책이 아닐까 싶어요. 물감을 쏟은 듯 새파란 하늘 그리고 알록달록한 산과 들을 구경하며 걷는 재미가 있지요.
가을엔 다른 계절보다 글과 그림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곤 하는데, 아마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지속적인 영감을 받기 때문인 것 같아요. 뭐랄까,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예술작품 속을 거닐고 있다 보면, 글과 그림으로 남기고 싶은 감성이 풍부해지거든요. 그래서 가을 산책 가방에는 작은 수첩과 펜 그리고 물감을 꼭 넣어둡니다. 오늘 산책길에 꼭 수첩에 무언가 적고 오겠다는 마음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걷다가 쉴 곳이 나타나면 잠시 앉아 수첩에 낙서를 하곤 해요. 나만 보는 수첩이니 잘 그릴 필요도 없이 선을 마음껏 긋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끄적거리기도 하고요. 대충 끄적인 낙서가 다른 날의 영감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럴 기분이 들지 않으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걷고 또 걷다가 집으로 돌아옵니다. 복잡한 머리 비우는 데는 이 방법이 최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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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준비물:
편한 신발, 가벼운 마음, 카디건, 수첩, 좋아하는 드로잉 재료 (펜, 연필, 물감, 파스텔, 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