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으로 유명한 통일로를 지나야 하지만
웬만하면 출퇴근은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다
창 너머로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거나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바뀌는 계절의 변화를 보는 일만큼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은 또 없기 때문이다
며칠 전,
기온이 영상에서 영하로 곤두박질 친 날에도
어김없이 버스를 탔고,
정류장에서 올라탄 한 여자가 코트 끝에
차가운 바람을 묻히고 내 옆에 앉았다
코트 자락이 내 손등에 닿는 순간,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손발이 쉽게 차가워져
시린 발을 부비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던
그 사람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