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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적 쓰기 21.11.

by 기록

결혼식이 끝나고 아쉬워하며 서로를 보낸 후 차로 향하는 길......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중인 오늘 결혼한 친구를 보았습니다.

정신없어 보이는 친구의 손을 누가 먼저 왜 잡았는지도 모르게 잡고

'애들은?'

'다 갔어. 고향에 왔는데 집에 들르면 게을러진다고'

'다?'

'응, 다들 사회인 다 되었지'

이렇게 인사하고 차에 오르면서 제가 한 말을 다시 되뇌었습니다. 일을 시작한 지 1,2년도 아니고 다들 자기 일이 바쁘고 두어 명은 맡은 일이 많아 봉투만 보냈는데 왜 저는 사회인 다 되었지라고 말을 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처음 근무할 때 조직의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적인 부분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그 사이 균형을 맞춰간다고 봅니다. 개인 경험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지각을 자주 하던 선생님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지각이 잦은 것에 대해서 지나가는 말로 주의를 주셨고 평교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지각이 잦은 이유를 물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선생님께서는 퇴근 이후 자기만의 시간이 너무 아까워 이것저것 하다가 늦게 자다 보니 늦었다고 합니다. 제 경우는 지역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작가 초청회에 학생들을 초대하기에 학생 인솔 및 생활 기록부 기록할 소재들을 찾으러 주말에 출장을 간 일이 있었습니다.


나와 조직(사회)의 균형을 맞춰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나를 지우고 그 자리에 조직을 두는 방식으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를 포함한 친구들은 휴일에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려고 고향에 왔지만 다음날 출근을 위해 다시 또 먼 길을 떠납니다. 오늘 나눈 근황과 시간이 멈춘 추억담은 다음 기회가 있을 때... 또다시 전국에서 모여 풀어낼 일이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한 이야기가 또 나오고 약간의 근황 이야기로 조금의 변주만 있겠지만 기본적인 틀은 화석처럼 그대로일 것이고 거기서 또 나름의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한 친구는 업무가 끝나지 않아 결혼식에 참석한 후 다시 1시 간이 넘는 거리를 바로 돌아갔습니다.

남은 친구들은 식사를 하면서 약간의 대화를 나누고 다음날 출근을 위해 모두 돌아갔습니다.

어렸을 때 시간은 온전히 우리들만을 위해서 쓰였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잠시 운동장에 모였고 때로는 게임방으로 몰려가고 휴일에는 다시 모여서 무엇인가를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순위가 출근해서 처리해야 할 업무입니다. 휴일 전날은 새벽까지 무엇인가 하더라도 다음날이 출근이라면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이지만 내일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합니다. 나의 시간은 빠르게 영업을 끝냅니다.


'다들 사회인이 다 되었지'

아마도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이 모였지만 자신의 부분을 자신이 속한 곳에 묶어두고 그 기준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자리 잡았기에... 그래서 일을 해왔어도 그 아쉬움에 '우리 사회인이 다 되었네'라고 헤어지는 말을 한 듯합니다. 단체 톡방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무엇인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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