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금요일까지의 피로 누적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학생 시절에는 토요일은 밀린 공부를 하던 시기라면... 성인이 되어서는 나태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시간입니다. 특히나... 업무를 위해 아침에 마시는 커피와 달리... 금요일 밤에 출근 걱정 없이 향을 즐기는 커피만큼 맛있는 것은 없는 듯합니다...
그렇게 밤늦게까지 책도 읽고 게임도 하고 영상도 보다가 잠이 들었고 새벽이 일어나 배가 고파서 뭔가 찾아 먹고 다시 잠들고... 그러다 방안 전체가 환해진 시간에 입맛을 다시며... '배는 고프지 않은데 단것이 땡기네'라며 냉장고를 뒤적입니다. 그러다가 냉장고 구석에 종이상자를 발견했습니다. 종이 상자 안에 플라스틱 포장용기가 들었고 안에는 티라미수가 들어 있었습니다. 학교 행사할 때 학부모님들께서 급식 이후 주셔서 '나중에 먹어야지' 하고 잊고 있다가 발견했습니다.
종이 상자에서 티라미수 케이스를 꺼냈습니다. 그 아래에는 플라스틱 스푼이 들어있었습니다. 한 스푼 떠먹으니 이전에 먹어본 단맛 강한 티라미수가 아니라 은은한 단맛에 커피 향이 조화되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보이면 사 먹어야지'라며 검색을 하니... 제가 즐겨먹는 밤 식빵 두 개 가격이었습니다. 당시에 급식은 교사, 학생, 학부모님 모두 동일했지만 후식은 학부모님과 교사가 달랐습니다. 나중에 사 먹어야지 하고 검색한 후에 제가 제 돈으로 그 제품을 사 먹을 일은 없고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누군가에게 선물해야 할 때나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모두 같은 급식을 먹었지만 후식 메뉴에서 차이를 둔 것은 그 이면에 학생들을 잘 부탁한다는 마음이 들어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추측해 본다면... 학생들이 수업 듣기 싫다고 책상과 하나가 되거나 때로는 자신이 기분이 나쁘다고 격한 말을 하거나... 때로는 화장실 간다고 하고 수업 끝나기 전에야 들어오는 등... 이런 상황에 화를 내지 말고 잘 타일러 달라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것 이외 주고받는 것에 대하여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혀 없을 수는 없으니 일정 금액 이하로 기준을 정해둔 것이 자리 잡았습니다. 교사 또한 학생들과 기본 활동만 하면 되겠지만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아 준비가 허사가 되는 것이 두려워 사비로 학생들에게 먹을 것을 사주며 다독입니다. 이처럼 인간과 인간 사이에 있어 감정이란 것이 존재하기에 교사와 학부모. 학생과 교사 사이에서 이러한 주어진 것 이외의 여분(덤)이 오고 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 추억으로는 환경미화로 반별 특색을 만드는 활동이 그러했습니다. 반별로 재료비는 일정 금액 학교에서 지급하지만 일과 시간에는 바쁘니 일과 시간 중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방과 후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면 담임 선생님께서 저녁 대신 분식을 시켜주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흔하디 흔한 분식이었지만 그 당시 친구들과 교실을 꾸미면서 귀찮다고 투덜거리며 함께 활동하고 나눠먹은 그 맛은 지갑이 당시보다 두꺼워진 지금은 다신 경험할 수 없는 맛입니다. 최근에는 반별 환경미화는 사라지거나 교사 1인이 간소하게 하는 추세로 변해 이런 경험을 하는 경우는 적습니다. 다만 이는 짧은 교육 경력에 근거한 것이라 맞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다음으로 선물을 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 또한 해당 티라미수를 먹으면서 제가 받아서 먹을 기회가 생겼듯이... 제 돈을 주고 사 먹진 않고 선물할 일이 있을 때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이런 생각에 대해서는 사회적 통념이 형성되어 있어 누군가에게 대접을 해야 할 경우는 일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비용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인테리어가 좋은 곳을 선택하거나 동일한 유형과 기능의 물품이라도 가격이 조금 더 있고 포장이 조금 더 화려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으로 드러난다고 봅니다. 이런 양상이 특히 붉어지는 경우는 명절 시기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물 세트의 구성품을 개별적으로 계산한 가격과 비교할 때, 선물 세트가 포장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더 비싼 것은 확인된 사례입니다. 이 티라미수도 대형 마트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저렴할 것이고 후식이란 기능(맛)에서도 크게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더 알기 위해 구성을 살펴보면 마스카포네(이탈리아산), 설탕,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생크림(이탈리아산) 팜유, 커피 추출액 과자, 난황액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100그람 기준 265칼로리였습니다.
이에 비교해 1/4 가격의 제품은 레이디 핑거 비스킷, 설탕, 팜유, 코코아 버터, 마스카포네 크림, 마르사랄와인, 인스턴트커피 등이 들었습니다. 100그람 기준 265칼로리였습니다.
구성하고 있는 성분을 보면서 우리가 '티라미수'라 지칭하는 두 대상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부여한 가치는 4배가 차이가 나는데 그 세부적 차이는 포장 용기, 마스카포네와 생크림이 이탈리아산, 와인 첨가 여부 차이였습니다. 음식이란 점에만 주목해서 이 음식을 먹었을 때 주는 열량은 둘 다 100그람당 265칼로리였습니다.
티라미수란 사회적 개념에 둘 다 부합하지만 사회에서 부여한 가치는 미세한 차이들로 인해 4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제품의 기능(후식, 맛)에도 불구하고 비싼 제품을 구매해서 일부에게만 나눠주셨습니다.
현상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좁은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할 때... 내가 사용할 경우의 가격보다 비싼 가격의 물건을 구매해 선물을 하는 이유는 그 가격만큼 대우를 한다는 이면적 메시지가 함께 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비언어적 표현)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아예 생활 양상이 달라서 우리가 '고급 제품'이라고 구분 짓는 부류들을 일상 용품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상 외관부터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면 일상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이란 신선한 감각을 줍니다. 자신이 평소에 구매하지 않던 제품이기에 본질(기능)은 차이가 없지만 그 제품을 사용하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티라미수를 처음 먹은 것은 아니지만 해당 제품을 먹는 것은 처음인 경우처럼 말입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내가 가격과 성능을 고려한 합리적 소비를 하더라도 선물을 할 때는 이를 고려하지 않음은 그 안에 담긴 비언어적 메세지와 평소 사용하지 않던 것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등의 복합적 의미가 담겨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 먹고 난 티라미수 용기와 그 안에 덩그러니 들어 있는 플라스틱 스푼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적어 보았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인간의 과시욕 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뤄지는 무언의 메시지 전달을 위해 고급스러움을 보이기 위한 과대 포장이 인간과 전혀 관련 없는 이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기회가 되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겠다는 끄적임으로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