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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슬 Sep 30. 2022

유모차와 함께 달리는 아름다운 사람

: 찰나의 순간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던 오늘

오전 산책길에 마주한 유모차 러너


매일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는 반복적인 일상을 살다 보니 행복한 루틴을 찾는 일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가장 우선에 두었던 것은 내 건강과 행복이었고, 날씨가 좋은 날은 오전 산책을 미루지 말자며 다짐했다


예전 같으면 오전 내내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점심을 먹으러 가고, 다시 차에서 쉬는 일을 반복했다. 피곤하고 지친다는 이유였지만, 결국 햇빛을 받지 못하고 걷지 못할수록 의욕과 용기는 줄어듬을 느끼면서 다시금 '산책'을 떠올렸다



햇살이 좋은 가을의 시작,

파란 하늘에 기분도 두둥실 떠있는 기분이었다


레일을 따라 걷다가 유모차 한 대를 보았다

저 멀리 유모차를 미는 사람은 걷는 속도가 아니라 살짝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유모차가 빠르네?'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을 때쯤 유모차는 내 옆을 지나갔다. 꼭 바운스를 탄 것처럼 아이는 포근하게 잠이 들어 있었고, 엄마는 아이가 깨지 않도록 살포시 유모차를 밀며 러닝을 하고 계셨던 것이다


'유모차와 함께 뛰고 계셨던 거구나..'

생각하지 못한 풍경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잠깐이지만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도 아마 할 수 없는 이유를 먼저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내가 유모차와 함께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더라면 '아이가 있어서 러닝을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해 쉽게 포기하고 걷는 일로 스스로와 타협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모차와 함께 뛰던 분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최선의 방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었던 순간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나는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하고 있는 것일까?

같은 상황 속에 놓여도 누군가는 할 수 없는 이유를 찾 행동하지 않을 것이며, 누군가는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할 것이다


내 경우에는 에너지와 체력이 있을 때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만 삶에 에네지가 소모되어 버리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마음은 불편했지만, 할 수 없는 이유들을 찾아 합리화를 하며 스스로를 속이기 시작했다. 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회사 일이 바빴다는 이유로, 무기력하다는 이유로 다양한 이유를 찾아와 '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들었다


모차와 함께 달리던 러너를 보며,

결국 핑계에 불과했던 나를 반성해 보고 앞으로의 삶의 태도를 떠올려본다. 어떤 상황에서 나는 어떤 태도로 임항 것인가. '할 수 없는 이유'는 끊임없이 만들며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은 늘 뒷전이었던 나를 돌아보게 되는 소중한 산책길이었다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지 말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


유모차와 함께 뛰는 러너를 보며 가장 먼저 떠올랐던 단어는 내가 좋아하는 '그럼에도'였다


그럼에도 할 수 없는 이유를 찾기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행동하고 있는 사람의 태도를 마주하는 가을의 오전은 싱그러운 에너지로 가득 찼다


그분에게 용기 내어 말을 건네보지는 못했지만 '응원할게요'라는 마음이 절로 나왔다. 내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육아는 엄마보다 아이가 우선이 되는 삶이었기에, 엄마라는 책임이 늘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돌보며 이어 나가는 모습이 진심으로 아름다웠다


환경보다 중요한 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라는 마음을 배웠던 찰나의 순간


삶을 대하는 태도가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삶에도 애정과 활력이 넘친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더 빨리 찾아내고 누군가를 탓하고 상황을 탓하기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가는 사람


부정적인 말을 밖으로 꺼내어 자신의 삶을 포장하기보다, '지금, 여기' 오늘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내가 행복한 일을 찾아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 가게 만드는 건강한 마음을 지닌 사람을 보며 삶을 배운다


유독 에너지가 부족했고, 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머뭇 거리던 날들 속에서 유모차 러너를 만난 건 삶의 한줄기의 빛이 되었다


찰나의 순간에 깊게 마주하게 된 문장을 오래오래 곁에 붙잡고 살아갈 것이다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지 말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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