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을 쓰기 전까지 슥슥의 글을 읽고 또 읽었답니다. '얼른 답장을 쓰고 싶어!'라는 마음이 차올랐지만, 결국 제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중이라 편히 답장을 쓰지 못했어요. 쓰고 싶지만 쓸 수 없는 마음, 조금 더 단정한 마음으로 답장을 쓰고 싶었던 마음이었나 봐요
슥슥의 새로운 소식을 접했어요. 오랜 끝에 고민 끝에 결정했을 일, 많이 두렵고 무섭겠지만 그럼에도 잘 해냈다고 앞으로도 잘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꼬옥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슥슥이 전해준 문장에서 유독 책 제목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우리는 정말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동안의 시간들을 훌훌 털어 버리고 좋은 기억들만 가득 안고 살아갈 수 있기를, 지치고 고단했을 마음이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요
슥슥,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을
무탈한 하루를 보내고 있나요?
나무들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어요
곧 우리 곁을 떠날듯해 벌써부터 서운한 날들이에요. 요즘의 저는, 점심시간마다 홀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짧으면 30분, 길게는 1시간 정도 혼자만의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써요. 가끔은 하늘을 보고 멍을 때리기도 하고요
가을, 유독 알 수 없는 마음들이 가득 차는 계절이에요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유독 질문의 깊이가 깊어지는 계절이랍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인데 유난히도 더디고 느린듯한 기분. 타인과 비교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비교해서 저를 못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요
무언가를 '선택'하는 일, 아마도 그 지점에서 머물러 있으면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듯해요. 슥슥, 힘들었을 선택을 한 슥슥이 멋지기도 하고 부러웠답니다. 여전히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로 용기가 나지 않는 날들이 계속되면서 조금은 지쳐 있었던 것 같아요. '모두가 이렇게 사니까..'라는 마음으로 합리화를 하기도 했고, 그럼에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제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 하는 일이 겁이 났던 것 같아요
앉은자리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없다
마음이 흔들릴 시기에 가장 힘이 되었던 건 10월의 여행이었어요
어떤 여행을 다녀왔는지 슥슥에게 얼른 알려주고 싶었는데 조금 늦어버렸네요. 늘 가던 강릉과 속초를 고민하다가 늘 가보고 싶었지만 미뤄왔던 곳, 삼척을 떠올렸어요. 삼척에 가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혼자 운전해야 하는 피로감과 홀로 잠들어야 하는 숙소의 보안도 생각하면서 점점 여행을 가기도 전에 피로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 가자!'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기로 결심했던 날 밤, D-1에 숙소를 예약했어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지만 '그럼에도'라는 마음을 키우려고 노력했던 여행이었어요. 동해에 들렀다가 삼척에 다녀왔어요. 제가 생각했던 강원도 바다와는 조금 다른 삼척 풍경에 깜짝 놀랐지 뭐예요. 삼척은 제가 좋아하는 제주를 닮기도 했고, 울릉도를 닮기도 했어요. 곳곳의 모습이 섞여서 '아름답다'라는 말로 표현 안 되는 풍경들이 펼쳐졌어요
바다를 마주하며 마음이 뭉클했어요.
'앉은자리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없다' 오래전부터 제가 좋아하는 문장 하나를 떠올렸어요. 이렇게 앉은자리를 바꿀 용기를 낸 덕분에 새로운 풍경을 마주 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 문장을 슥슥에게 선물하고 싶었어요, 새로운 시작을 하는 슥슥에게 응원의 말은 혹여나 부담이 될까 봐 그저 앉은자리를 바꾸니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는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답니다. 용기를 낸 슥슥에게 새로운 풍경들이 가득하기를.
아름다운 삼척의 바다 앞에서,
바다윤슬 앞에서 삶을 떠올렸어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걸까?'
'자연 앞에서 이렇게 행복한데 일상은 왜 공허하게 느껴질까?'
여전히 흔들리는 삶 속에서 이왕이면 잘 흔들리고 싶다는 마음을 채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여전히 흔들리는 삶 속에서 바다에 빛나는 윤슬처럼 반짝이는 일들을 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말이죠.
일상으로 돌아온 오늘의 저는 유독 마음이 무거웠어요
어른이지만 어른 답지 못한 세상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버겁게 느껴졌어요. 그 속에서 반짝이는 진짜 '나'를 찾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오늘이었답니다. 여전히 답은 없지만 그 답을 찾으러 부지런히 삶을 살아 내는 거 같아요. 회사에 가고, 틈틈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 보고 새로운 경험들을 이어 나가고.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선명해진 꿈을 마주할 수 있을까요? 마음이 둥둥 떠다니는듯한 오늘, 그럼에도 잘 살아 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도 애착 인형을 안듯 글을 쓴답니다.
슥슥, 제 최근 근황을 솔직하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혹여나 읽을 때 정신없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요
그럼에도 제 온전한 마음은 슥슥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랍니다. 토요일, 저는 주말 휴무에 쉬는 날이 거의 없는데 오늘은 토요일에 쉬게 되었어요
오늘은 아침부터 운동을 다녀왔어요
건강을 지켜내기 위해 억지로 시작했던 운동이지만 습관이 되니 운동을 가는 일상이 당연해졌어요. 운동을 끝내고 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가 생기기도 하고요. 오늘은 햇살이 좋은 시간에 카페에 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블루베리 베이글 하나와 라떼 한잔을 시켜 슥슥에게 답장을 보내고 작은 용기를 내어 브런치북을 완성시켜 보려 해요. 작은 시도들이 모여 제 삶을 넓고 깊게 만들어 줄테니까. 너무 욕심 내지 않고 오늘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