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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현 Aug 20. 2020

하루에 한 명에게 미소를 선물할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미소를 선물하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생각했다

'퇴근해?'
'아니요, 조금 있다가 퇴근해야 해요'
'사과 먹을래?'
'아니에요 저 주지 마시고 많이 드세요'
'아니야 아가 사과 가져가, 줄 수 있을 때 줘야지'

    

간단하게 저녁을 챙겨서 나의 아지트로 가는 중이었다


저 멀리서 반가운 얼굴을 하며 손을 흔드는 분은 환경미화를 담당해주시는 여사님이셨다. 종종 화장실을 오고 가며 마주했고, 여사님과 나만 아는 고충들을 나누며 조금씩 친해지고 있는 중인 여사님. 여장부 같지만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하셔서 항상 볼 때마다 나도 에너지를 얻고 오는 날이 많은 나의 회사 친구이기도 하시다


나에게 사과를 먹을 거냐고 물어오는 질문에 나는 괜찮다고 답하지만 역시나 나의 예상대로 여사님은 빠른 속도로 내 곁으로 와서 사과 하나를 손에 쥐어주고 떠나신다


초록색의 탐스러운 사과


사과가 있을 때 줘야 한다며 나에게 사과를 건네는 여사님의 마음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나는 이렇게 종종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 에너지를 얻고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오늘의 힘든 시간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무거웠던 마음, 지워지지 않는 생각들, 알 수 없는 피로감, 행복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던 하루 속에서 나는 겨우 웃음을 되찾았다. 여사님이 다정한 마음과 함께 건넨 사과 덕분에 말이다







나도 하루에 한 명에게 웃음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힘들고, 지친다는 핑계로 점점 더 웃을 일이 사라지는 날들이 많아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날이면 웃을 일이 더 많아지지만,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내가 진심으로 웃는 순간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


종종 마주치는 여사님의 긍정적인 에너지 덕분에 내가 하루의 끝에서 미소를 선물 받았듯이, 나도 하루에 한 명에게 미소를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은 순간이었다


하루에 한 명, 이렇게 365일이 지나면 나는 365명에게 미소를 선물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상상만으로도 뿌듯하다. 웃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일상 속에서 나도 누군가에게 미소를 건네는 예쁜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 나를 떠올렸을 때 미소 지을 수 있는 일이 자주 일어나면 좋겠다


마법 같은 일이겠지, 매일매일 일상에 마법을 부리는 일이겠지


누군가 나를 떠올리며 하루의 끝에서 잠깐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나의 하루도 덩달아 행복할 것만 같다



우리
누군가에게 미소를 선물하고
누군가에게 미소를 선물 받으며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떠올리며 미소 짓는 날들이 많아지기를



우리의 하루의 끝에는 늘 미소가 끊이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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