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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몽인 May 02. 2022

젊음이 아까운 날씨

서울 삶

5월의 첫 월요일인 오늘은,

전날 일찍 잠에 들었을 정도로 새로운 마음을 먹었던 날이었다.


한 시간만 앞 당겨서 운동을 하면 하루가 더 길 것 같았다. 7시에 기상을 하고 7시 30분이 조금 넘어 헬스장에 도착했다.


오전은 계획대로 잘 흘러갔다.

운동을 한 후 한국어 인강을 듣고 영어학원에 가기 전에 밥을 먹고 있는데 친구 P가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P_

“오늘 저녁에 강연 들어?”


음… 원래라면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다가 강연까지 들을 예정이었는데 5월 중 오늘 월요일만 강연이 없었다.


나_

“아니 ? 오늘은 강연이 없네?”


P_

“그럼 만날래?

날씨 봐~ 완전 젊음이 아까운 날씨야 ~”



오늘부터 열심히 공.. 부…

머리와 다르게 나의 손가락은 재빨리 타자를 치고 있었다.


“해방촌에서 만나!”



오늘 개강한 외국인 회화 수업의 클래스 메이트는 존과 엘리스였다.

존은 우리 아빠 같았고 앨리스는 우리 엄마 같았다.

나이만 비슷한 게 아니라 이미지와 사고도 비슷해서 흥미로웠다.


엄마, 아빠, 그리고 영국에서 온 선생님 클렌지(?)와 프리토킹을 하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이 과연 나의 영어 실력을 레벨업 시켜줄 수 있을 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으나 선생님이 마음에 들어 한 달 동안 열심히 해봐야지 싶었다.


오늘의 회화 주제는 다름이 아닌

“Youth, 젊음”


클렌지_

“What images are in your mind when you hear the word ‘young’?

젊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엘리스_

“Energy, Courage, Try new thing, no afraid…

에너지, 용기, 새로운 도전, 겁 없음…”


나_

“A brave person who has nothing to lose”

잃을 게 없어서 용감한 사람”


수업을 듣고 집 방향과 반대인 용산구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낮의 남산은 놓치면 아까울 정도로 젊어 보였다.



물론 맥주 한 잔의 가격도 매우 높아 해방촌의 젊음을 누리기 위한 값어치는 꽤 비싸다고 생각했다.


이런 충동적인 젊음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무료 혜택은 오늘 같은 날씨뿐이었다.


잃을 게 없다는 건 곧 가진 게 없다는 것.

아무렴 잃을까 노심초사하기보단 없어서 자유로울 수 있는 지금의 가치를 소중히 다루어 줘야지..!


해방촌 피맥
감자칩 노상
터키 디저트


그래서 말인데

아이패드를 사야겠다.

항상 노트북을 어깨에 이고 다니고 복사집을 더 이상 들락날락거릴 수 없겠다 싶었다.


큰 소비를 하기 전 떨리는 마음 ~ 두근

뚱딴지 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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