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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몽인 Mar 01. 2022

몸을 움직여

서울 삶 프롤로그

어제 그러니까 2022년 2월 28일, 서울로 이사를 왔다.

서울 삶에 어떤 로망이 있었던 것도, 서울에 일자리를 구한 것도, 그 아무것도 해당되지 않은 무방비 상태로 갑자기 서울로 오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시간을 거슬러 이렇게 흘러간다.

부산이 고향인 사람이 부산의 국립대학교에 떨어져 연고도 없는 대구의 국립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당시에 가고 싶었던 서울의 한 사립학교도 합격을 하였지만, (돈) 보단 (두려움)이 커서 올라가지 못했다.

타지 생활이 처음인 상태에서 수많은 돈이 필요하고 화려한 사람들이 가득한 서울은 무섭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숙사 3년 반, 자취 반, 합 약 4년을 대구에 살았다.(1년은 휴학, 반년은 광주 교류학생)

대학교라는 울타리만 있는 상태로 내던져진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자율적으로 친구를 사귀었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고, 자아를 만들어갔다.

철학이라는 전공과 독립이라는 상황의 콜라보로 20대 초반은 자아 만들기에 전념하며 시간을 보내온 듯하다.


대구에 있는 동안 가족과 떨어져 나름대로의 홀로서기를 만족스럽게 했다. 국립대의 학비는 장학재단이 다 내주었고, 끈질기게 오래 붙어있었던 기숙사는 생활비를 감축시켜주었고, 각종 경제활동으로 본인 용돈과 자취 비용은 다 부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사회생활로 "경험"과 "친구"라는 두 마리를 가지게 된 시점에 미룰 만큼 미룬 졸업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이제 더 이상 대구에 있을 이유가 없었고 나에게 선택지는 다음과 같았다.

보기 1) 고향에 내려간다.   

보기 2) 고향에 내려ㄱㅏ ...

보기 3) 고햐ㅇ

...

고향에 내려가기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대구에 있는 동안 자아는 만들었지만, 직업은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동아리 연극반 친구들을 만난 지난 크리스마스에 나의 거주지 선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서울에 사는 음악 하는 언니가 본인의 집에 들어와서 같이 살아도 된다는 말을 꺼냈다. (물론 그 과정 속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지만, 기억은 잘 나지 않고, 그리 중요하지도 않고, 결론은 서울에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


이렇게 해서 회사의 계약과 자취방 계약이 모두 끝나는 날이었던 어제부로 짐을 싸고 그냥 바로 서울에 올라왔다.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일단 기회가 생기면 당장 몸부터 들이밀고 시작하는 스타일이기에.


거실과 방 2개인 반전세 집의 월세는 40.

무려 내 방이 있는데 월세는 20만 원만 내면 된다는 게 서울에서 말이나 되는 일인가..?

집이 없으면 엄두도 못 냈을 서울에서의 삶이 빙글빙글 흘러가 갑자기 성사되었다.


물론 학교, 회사 등 그 어떤 소속도 없는 나는 서울에 먹고 잘 집만 있다는 이유로 여기에 있다.

문제가 있다면 아직 꿈과 목표도 없다는 것이지만.


그래서 글을 일단 쓴다.

(최대한) 매일 써보려고 한다. 오늘부터 글쓰기 챌린지 시작~~ 하고 호기롭게 말하는 건 어딘가 부담스럽고 낯간지럽기 때문에.. 마음속으로는 "매일 쓴다!"이긴 하지만..


친구 없는 백수이기에 하루 루틴과 규칙적인 삶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 뭐하지'라는 고민 대신 '내일 뭐하지'라는 고민만 할 수 있게 탄력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뭐하지'는 계속 생각해야 한다.


새로운 변화지에 뿌리내리기와 서울 메리트 이용하기, 그리고 되도록이면 경제활동 구멍 찾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후...릴렉스...조급해 말고!


목표는 하나.

부지런히 사부작 거리기!

몸을 움직여!!!   

 

행동하는 대로 살아갈 거야!

 

 


사부작 사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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