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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몽인 Mar 08. 2022

흔들리는 결정 속에서,

서울 삶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요즘 가장 흔들거리는 건 꽃도, 샴푸향도 아닌 나의 결정이다.


오늘 오후까지만 해도 이력서를 적고 지원을 마치고는 5분 뒤 '당분간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다.

이력서를 적으면서 깨달았다. 자소서에 이전에 해왔던 인턴 경력들을 녹이는데 쓸 말은 많았지만, 재밌지 않았다. 내가 가진 경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곧 비슷한 일을 또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또 싫증을 느끼고 '이게 아닌데... 이건 나의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일 뿐이야...'라며 계약 종료일만을 바랄 것이다. (이미 예상을 해서 정규직은 찾아보지도 않는 것이겠지)

이러다 다음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냥 '아닌 일'을 하다 지금보다 겁이 더 많아질지도 모른다.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고 당분간(실업급여가 나오는 동안) 만이라도 흥미를 찾고 채우는데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에 올라온 후 못 해본 '경험'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일종의 이상한 조급함을 가지고 있었다.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서울에 있는 혜택을 누리지 못할까 봐 오는 불안감이었을 것이다.


오늘 오전엔 일찍 일어나 조용히 '공부'를 했다. 좋아하는 영어공부를 하고 책 리뷰를 적는데 지금껏 매분매초 소란스러웠던 머리가 비워지고는 기분이 상쾌해졌다. 굳이 억지로 돌아다니고 자극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내가 만든 책상 위에서 흥미 있는 것에 '몰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서울은 내가 살아갈 곳이고 앞으로 일상이 되어갈 공간이다.  

책과 인터넷엔 무궁무진한 콘텐츠가 넘쳐나고 가장 편안한 방에서 혹은 동네 카페에서 천천히 알아가도 충분한 것들이었다.

서울의 삶의 가장 큰 장점은 온라인으로 알게 된 콘텐츠의 오프라인 행사나 대면 수업 등을 편하게 참여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천천히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괜찮다.

정해진 시간에서 느끼는 여유는 나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니,


최근에 일종의 불평, 불만이 늘었던 것 같아 조금 머쓱했는데 나의 솔직한 일상을 보고 있는 친구가

"그건 불만이 아니라 그냥 길을 찾지 못해서 헤매고 있는 순간인 거야, 자연스러운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흔들리는 결정 속에서 나의 길이 보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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