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경, <지구를 살리는 기후위기 수업>
함께 읽는 책 No. 36
이영경(2022). 『지구를 살리는 기후위기 수업』
우리는 지금 신생대 4기 홀로세(Holocene)라는 지질학적 시간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약 1만 년의 역사를 지닌 홀로세의 종말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국제지질과학연맹 산하 국제층서위원회에서 인류세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세(Anthropocene)란 2000년 2월, 오존층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제안한 것으로 지금 이 시대는 인류가 지질학적 흔적을 남길 정도로 자연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치게 된 시대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고치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합성유기화합물, 플라스틱, 방사능물질, 콘크리트 등이 인류가 미래에 남기게 될 지질학적 흔적이 될 것이다.
인류가 지질에만 흔적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대기도 바뀌고 있다. 기후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홀로세의 시대 동안 지구 온도는 줄곧 14도를 유지해 왔다. 안정적인 기온은 농업을 가능하게 하고 문명을 발달하게 했다. 그런데 산업화 이후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면서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전보다 약 0.01% 증가했을 뿐이지만, 폭염, 폭설, 가뭄, 홍수, 태풍, 산불 등의 재해는 상상을 초월하여 증가하고 있다. 재해의 빈도 뿐만 아니라 강도 역시 ‘백 년 만의’,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거의 항상 따라올 정도로 점점 세지고 있다.
이영경은 자동차와 자장면, 그리고 건조기를 예로 들면서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누리는 것들의 대부분 사실 알게 모르게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편리함이 화석 연료 사용을 늘리고 폐기물을 만들고, 기후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지구를 살리는 기후위기 수업>을 통해 네 가지 ‘기후행동’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는 기후위기를 보는 ‘눈’이다. 지구가 보내는 기후위기의 신호들을 민감성을 가지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기후정책에 관심을 갖는 ‘귀’가 필요하다. 정치의 변화 없이 기후정책이 수립될 수 없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후정책을 중요한 어젠다로 부각시킬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기후위기를 알리는 ‘입’이 필요하다. 기후위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힘은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기후위기의 심각함을 알고 함께 행동하는 것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연대하는 ‘손’이다. 개발로 파괴되는 현장을 지키는 행동,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멸종위기 동식물을 살피고 기록하는 행동, 탄소 배출을 돕는 삼림을 보존하고 나무를 심는 행동, 폭염과 한파로 여름과 겨울을 나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행동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연대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이 책은 ‘지구를 살리는 기후위기 수업’인 동시에 인류세를 살아갈 미래세대에 권하는 우리 모두의 제안이다. “기후위기를 함께 겪고 있는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지혜를 모으고 함께 목소리를 내어야, 비로소 희망을 말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연대하는 ‘손’이다. 개발로 파괴되는 현장을 지키는 행동,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멸종위기 동식물을 살피고 기록하는 행동, 탄소 배출을 돕는 삼림을 보존하고 나무를 심는 행동, 폭염과 한파로 여름과 겨울을 나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행동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연대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이 글은 환경정의가 주관하는 제21회 환경책 큰잔치 <2022 올해의 환경책> 서평입니다. '2022 올해의 환경책'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간된 환경책 중에서 일반 12종, 청소년 12종, 어린이 12종 등 총 36종이 선정되었으며 전체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