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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네 Apr 22. 2016

표현

2014.3.17

요즘들어 참 많은 기분이 든다. 당장 눈앞에 닥친 작품때문에 평일에는 혼미해져 있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생각보다 기쁘고 감사한 일들이 많다.


하루 해가 지는 때 쯤, 나도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나 답게, 잘 보낸 것 같다는 정서적인 만족감을 느낀다
어떤날은 아이디어 하나 때문에 생각만 하느라, 아무것도 못한 채 생각만 하다 보내기도하고, 또 다른 어떤날은, 하루종일 꼼짝않고 작업만 하루 왠종일 하는날도 있고.


또.. 그러다 어떤날에는, 그리운 사람들을 생각하기도 한다. 인도에 있는 산이언니, 경원언니, 못본 지 꽤 된 소중한 내 세인고 친구들, 매주 보지만 따로 시간내서 보지 못했던 몇몇 친구들, 그리고 엄마, 아빠.
다들 그들의 자리에서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난 주 금요일엔, 아침9시에 도서관에 들어가서 작업하겠답시고 하루종일 꼼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저녁 즈음 잠깐 바깥으로 나오는데 해가 너무 예쁘게 지는 걸 보고 또 행복해졌다.
얼른 필름카메라를 고칠때가 진짜 왔구나 하는 설레임도 잠깐 들때쯤인가, 이렇게 어두워졌는데도 이제 더이상 춥지않고 따뜻한것이 생소한데도 반갑더라.




이런 선선하면서도 싱거운 기분이 들 때, 옆에 정말 편하고 사랑스러운 사람과 함께 눈을 마주하고 웃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얼마나 더없이 행복할까. 눈빛만 봐도 휴식이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면서,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싶고, 또 그런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눈길 한번으로도 내 주변사람들이 사랑과 여유를 느낄 수 있을만큼. 그렇게 난 비워진 사람이 되고싶다.
주변사람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가진사람이 되고싶다. 내 욕심과, 내 것만을 성취하는데 급급해서 다른사람에게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지 못한다면 나중에 얼마나 미안하고, 쓸쓸하고 외로울까.


자주 만나지 못하더라도, 한 번을 만났을때 정말 정서적인 거리감이 없으면 되는 거라고 그렇게 요즘은 판단이 되는 것 같다. 늘 여유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요즘은 전혀 그러지 못했다. 내가 좋은 집에 살지 못해도, 좋은 보수를 받지 못해도. 내 가치관대로 사는것과, 하고싶은 것들을 다 해 보고 사는 그것의 귀중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없을거란 생각에, 요즘은 마음이 한결 가뿐하고, 만족스럽게 하루씩 보내는듯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아빠한테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나 잘 지내요. 사랑해요. 라고말했다. 그냥 이렇게 표현하고싶을 때,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표현 하는 것이 내가 A학점을 받는 것보다 값지고 기쁨이 넘친다는걸 새삼 깨닫고는 마냥 행복한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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