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네 Apr 22. 2016

결핍

2016.4.5


결핍의 상태. 그리고 결핍의 에너지. 그리고 표출의 시너지.

그간 나를 생각한다. 나를 생각하고 나의 껍데기를 생각하고, 나의 시간들을 생각한다.
되짚는다.

나는 그동안 무엇으로 나를 채워 살았나 또 다시 같지만 다른 생각들을 한다.
나는 무엇으로 이루어서 나를 살았나.

그간의 나의 것들을 먼 자리에서 떼어놓고 바라보자니 참으로 말라버린 속없는 껍데기 같은 것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곧이어 그들을 내가 나로 짓이길 예정이고.

내가 해 왔던 것들, 그리고 내가 이루어 왔던 것들, 나를 이루고 있던 것들, 나를 에워싸고 있던 세상들, 이 모든 것들이 존재 해 올 수 있었던 것들은 모두 결핍으로 피어난 것들이 아닐까 조금씩 느끼고 자각해올 무렵 오늘 그 단어를 생생히 소리로 몇번이고 반복해서 듣고나자 아 그것이었다 하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간 결핍으로 인해 있어온 많은 순간들, 그리고 그를 채우기 위한 시간들, 그리고 뒤이어 부른 배를 두들기며 만족하던 모습들. 이 모든것의 순환.

이십대의 중반에야 이것을 느끼고 있음에 나는 역시 아직 참 갈 길이 먼 사람이구나 싶지만 또 어떻게는, 언제라도 끝나지 않을 순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저 한 겹을 벗어낼 수 있는 정도의 용기만 가지고 늘 그렇듯이 또 그러했듯, 또 그렇할 것 처럼 조금씩 늘 버려가고 순환시켜가며 살아가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 것은 그 어떤 반성도 아니고, 그 어느 종류의 후회도 아니며, 자아에 대한 고찰도 아니라는 데에 주안점이 있다.


그저 그냥 이 순간 이 생각을 지금의 시간에 박제하는 그냥의 행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