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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Jun 04. 2021

해결 방향을 정해야 문제를 정할 수 있다

AIM Process

문제를 풀기 전에 중요한 것은 목표가 제대로 설정되었냐는 것이다. 

목표가 제대로 설정되어야 문제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잘못된 목표에서는 잘못된 문제가 정의될 확률이 높고 잘못 정의된 문제에서는 엉뚱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확률이 높다. 

‘확률이 높다’라는 표현은 때로는 잘못된 목표에서 시작하여도 문제 정의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문제를 제대로 정의할 수 있고 또한 우연히 나온 아이디어로 해결되는 것같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이런 아이디어를 적용하여도 결국 문제는 새롭게 다시 도출될 수밖에 없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알려진 방법은 많지 않다.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에 대하여 설명한 내용을 따라 하면 목표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고 모호하게 설정된다.

목표 수준을 설정할 때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030년 매출 300% 달성"이라는 목표를 정했다고 하자. 

목표를 세울 때 대부분 회사는 2030 목표와 같이 선언적인 연도를 목표로 기준을 잡게 된다. 

과거에는 2000 목표, 2020 목표를 세웠지만 이미 과거가 되어 버렸다. 

그때 세웠던 목표가 달성되었는지는 이제는 알 수 있고 또한 목표를 제대로 설정했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2030년인가? 

2025 목표도 아니고 2050 목표를 설정한 것도 아니다. 

또한 300%는 어떤 근거에서 나왔을까? 

막연하게 현재보다 3배 더 성장하면 좋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현 수준에서 3배 정도면 달성하기 적당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기업은 매출이 클수록 좋다. 

그럼 2030년 매출 100배 달성과 같은 목표가 더 매력 있지 않은가?

매출액 3배 달성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공동목표로 인식될 수 있을까? 

실제로 회사 매출이 3배 이상 달성되면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얼마나 되는지는 명확하게 모르겠다. 

매출액 3배 목표를 달성하면 연봉도 3배 오른다고 하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명확하지 않은 목표 설정은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기 힘들다.


다음으로 목표를 설정할 때 많이 정하는 방법은 경쟁사를 따라잡는 목표이다. 

업계 1위 또는 세계 최초 등과 같은 목표를 설정한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가능한 수준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달성하기는 힘들지만 노력하면 가능할 수 있는 도전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좋을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 의욕적으로 도전 목표를 선택한다. 

도전 목표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달성이 가능한 목표일 수 있다. 

너무 큰 목표를 설정하면 불가능하다고 얘기한다. 

다시 말해서 목표를 설정할 때부터 우리는 스스로 고정관념에 갇혀 목표에 대한 제한을 두게 된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목표에 달성해야만 하는 이유도 함께 검토해야 하고 또한 목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트리즈(TRIZ, 창의적 문제 해결 이론)는 목표를 설정할 때 이상적인 목표로 만들라고 한다. 

많은 프로젝트를 컨설팅하면서 프로젝트의 목표를 설정할 때 사람들은 현재 수준에서 30% 정도로 목표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10%는 적은 것 같고 50%는 달성 못 할 것 같아 중간인 30%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이상적인 목표를 생각해보면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원가 절감 프로젝트일 경우에는 원가 50% 감소는 이상적이지 않고 원가 0원이 이상적인 목표이다. 

물론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 

100% 원가 절감을 목표로 하고 달성할 방법을 고민할 때와 10% 원가 절감을 목표로 달성할 방법을 고민할 때 아이디어는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이상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난 후에 현 수준으로 조금씩 목표를 수정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을 통하여 목표를 설정하면 현 수준에서 향상되는 목표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정할 수 있다.


100% 원가 절감이 힘들면 목표를 90%로 조정하는 것은 가능한지 또는 50%로 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면 초기에 30% 목표보다는 높은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 설정에 대한 AIM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목표를 겨누는 방법이다. 

100 미터 달리기나 마라톤이나 자동차 경기를 할 때 제자리에 선 후에 준비, 시작이다.

 AIM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로 목표를 정하기 전에 제자리 (현 수준 분석) - 준비 (이상성 검토) - 시작 (방향 및 목표 설정) 순서로 진행된다. 


아래 그림이 전체 프로세스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 AIM Process

   

프로세스는 단순하다. 

목표 설정할 때부터 복잡하게 접근하면 힘들어져서 목표를 제대로 설정할 수 없다.

첫 단계인 Analyze status는 현 수준을 파악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작용 시간(Operating Time)과 작용 구역(Operating Zone)을 정의하고 고객 필요성(Needs)을 분석한다. 

이후에 기술 시스템을 정의한다. 

작용 시간 (OT)은 실제 문제가 작동하는 시간과 문제가 발생하기 전 시간 등을 전체 시간 흐름에 따라 정의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쉽게 보는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전화 대기, 수신, 통화, 통화 종료와 같이 통화에 대하여 시간을 분리할 수 있다. 

다른 관점으로는 제품 기획, 설계, 제조, 유통과 같이 나눌 수도 있다. 

이 부분은 과제 성격에 따라 변화된다. 

이렇게 분석한 시간 중 문제가 발생하는지 시간에 대하여 정의하면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는 문제가 있으면 스마트폰 전체 대기 시간이 아니라 통화할 때가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고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 배터리는 통화할 때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고 문제를 정의할 수 있다.


작동 구역 (OZ)은 문제가 발생하는 영역이다.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생선회를 자를 때 일반 칼로 자르면 매끄럽게 잘리지 않는다. 

생선회가 제대로 잘리지 않는 문제에 대하여 작동 구역을 분석하면 잘린 생선회와 칼 옆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생선회 전용 칼은 옆면을 최소한으로 얇게 만들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선회를 자를 때 중요한 것은 칼날이다. 

칼날만 남기고 문제가 일어나는 장소인 옆면을 없애면 생선회는 잘 잘릴 것이다. 

실제로 생선회를 자를 때 칼 옆면을 제거하고 칼날 기능을 하는 실로 자르는 방법도 있다.


다음으로 고객 필요성 (Needs)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고객이 바라는 점이나 회사 내부에서 바라는 점, 유통사에서 바라는 점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고객이 필요하지 않은 기술은 굳이 개발할 필요가 없다. 

신개념의 제품을 개발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고객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개발할 수 있다. 

음성을 인식해서 텔레비전 채널을 변경하는 기술을 적용하면 많이 팔릴 것 같아도 실제로 많이 팔리지 않는다. 

신기한 제품은 계속해서 시장에 나타나지만 모든 신기한 제품이 성공하지는 않는다. 

제품을 개발할 때 기술 관점에서 생각하지 말고 사용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에는 문제가 나타나는 기술 시스템을 정의하고 기술 시스템에 대한 기능 분석까지 진행하여 문제 영역을 명확하게 나타내면 첫 번째 현 수준 분석 단계는 끝이 난다.


두 번째 단계(Idealize Target)는 목표를 이상적으로 만드는 단계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단계인데 이상적 기술 시스템을 정의하고 난 후, 기술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내부 요소들을 각각 이상적 기술 시스템으로 만든다. 

기술 시스템 전체를 이상적으로 만드는 것도 이상성에 다가가는 것이지만 내부 구성 요소 각각을 이상적으로 만드는 것도 이상성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상 시스템에 대한 정의는 ‘시스템 자제는 존재하지 않으나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내부 구성 요소가 이상성에 도달하면 구성 요소는 사라지고 구성 요소가 수행했던 기능만 남게 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전체 기술 시스템과 구성 요소에 대한 이상 시스템이 정의하고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 단계(Make Direction)는 목표 설정과 해결 방향성 수립이다. 

목표에 대한 근거를 찾으며 이상적 목표에서 현실적인 목표로 목표 자체를 조금씩 변화시킨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시스템적 사고를 적용하는 것이다. 

시스템적 사고방식 (Multi-Screen Thinking)을 사용하여 현재 기술 시스템이 상위 시스템과 하위 시스템의 조화를 이루면서 미래에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는지 분석하고, 또한 기술 시스템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진화한 트렌드를 분석하여 목표에 반영할 수 있다. 


매출액 30% 향상 목표도 상위 시스템인 시장이 커져야 달성할 수 있고 다른 경쟁 제품보다 차별화된 기능, 디자인, 가격 등이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방향성 있는 목표가 도출되고 난 후 다시 한번 현 수준과 비교해보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볼 수 있다.


신제품이 출현하려면 새로운 특성, 새로운 기능, 새로운 기술과 같은 3가지 방향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특성, 새로운 기능, 새로운 기술 중 하나라도 적용되면 신제품이라 할 수 있는데 이상적인 제품은 3가지 모두가 적용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안경을 사례로 들면 작용 시간과 작용 구역에 대한 정의를 할 수 있다. 

이상 시스템에 대한 정의는 안경은 없지만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초점을 맞춰주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후에 시스템 사고방식을 활용하여 Multi-Screen Thinking 표를 만들고 새로운 안경에 대한 해결 방향성을 정할 수 있다. 

목표 설정은 미래 상위 시스템과 미래 기술 시스템, 미래 하위 시스템으로 각각 방향성에 대하여 3가지를 도출할 수 있다. 

책을 읽을 때 안경을 쓰면 상위 시스템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은 안경은 없어지고 글자가 큰 책을 만들 수 있다. 

실제 도서관에도 고령자를 위한 큰 활자 도서가 있다고 한다. 

두 번째로 기술 시스템 변경을 통한 목표 설정을 할 수 있다. 

안경이 변경되면 활자 크기에 따라서 자동으로 초점을 변경하는 스마트 안경으로 진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경의 하위 시스템을 분석하여 안경을 구성하고 있는 렌즈가 다초점 렌즈로 변화하는 해결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다.         

이처럼 AIM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안경 신제품의 개발 방향 3가지를 도출하였다. 

상위 시스템인 책을 개선하는 방향과 안경 자체를 개발하는 방향, 하위 시스템인 렌즈를 개선하는 방향이 있다. 

스마트 안경도 렌즈를 변경한 것이라고 인식하면 하위 시스템인 렌즈 개선과 차이점이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스마트 안경에 대하여 정의를 새롭게 하면 스마트 안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구성 요소에 새로운 부품을 추가해야 개발될 수 있는 개념이다.


이렇게 도출된 세 가지 해결 방향에서 현 수준에 맞는 해결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상위 시스템으로 해결 방향을 정하면 더는 안경을 제작하지 않을 것이다. 

안경 제조사가 인쇄업체로 변경될 수도 있다. 

상위 시스템으로 해결 방향을 선택할 때는 여러 가지 검토할 점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런 해결 방향이 있다는 것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구체적이지 않고 논리적이지 않은 목표는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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