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안테나
참치를 찾아서
얼마 전 집에 오는 길에 참다랑어 정육점이라는 가게를 우연히 보았다.
제주도에서 아직까지 마음에 드는 참치집을 찾지 못했는데 정육점이라는 간판에 나중에 꼭 찾아와야지라고 생각하고 지나갔다.
며칠 후에 참다랑어 정육점을 찾아가려고 인터넷을 통해 위치를 찾는데 검색이 되지 않고 비슷한 이름만 검색되었다.
기억을 더듬어 가게를 찾아가는데 지나쳐간 것인지 한참을 가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가게를 찾았는데 가게 이름이 내가 검색한 것이 아니었다.
참치를 살 수 있다는 생각과 정육점이라는 단어가 기억나서 "참치 정육점"으로 검색을 했는데 간판은 "참다랑어 정육점"이어서 검색을 통해서 찾을 수 없던 것이었다.
내 기억을 믿고 정보를 찾는 것에 한계를 느낀다. 참치와 참다랑어가 같은 거이라고 생각했으면 두 단어 모두 찾아봤을 텐데 한번 참치라고 생각하니깐 다른 단어는 생각해내질 못한다.
문제를 해결할 때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일단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찾아보곤 한다.
다른 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아이디어면 이미 검증된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다.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다.
누군가는 비슷한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특허를 내고 사업화하고 있을 수 있다.
내가 모른다고 세상에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정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르고 정확하게 아이디어를 찾는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
예전에 음식 배달할 때 신속 정확하다고 강조했지만 이제는 정보를 찾는 곳에 있어서도 신속 정확이 필요하다.
남보다 빠르게 정보를 찾을 수는 있어도 정확한 정보인지는 확인해야 한다.
정보가 많을수록 정확한 정보를 선택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다양한 정보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는 것은 어쩌면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는 것일 수 있다.
예전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잘 외워서 시험을 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직 교육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정보를 찾고 정보가 맞는지 틀린 정보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더 중요한 능력이 되고 있다.
굳이 모든 정보를 외울 필요는 없지 않은가?
모스크바에서 유학할 때 화학 시험을 보는데 학생들이 주기율표를 들고 문제를 풀고 있었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 수니나카루세프 (학교마다 다르지만) 이렇게 주기율표를 20번까지 순서대로 외우라고 해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러시아 학생들은 주기율표를 들고 시험을 보는 것이다.
물론 외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주기율표를 이해해야지만 문제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오니깐 주기율표만 있다고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수학 시험을 볼 때도 공식을 외워야 하고 영어도 문법을 외워야 하기 때문에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다.
이제는 정보가 내 머릿속이 아닌 외부에 더 많이 있다.
이런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예전에 얘기하던 오픈 이노베이션이 될 것이고 융합이 될 것이다.
정보는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잘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안다는 것과 내가 아는 것을 남들이 알게 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인지를 확인해야 하고 남들에게 전달할 때 내가 아는 정보가 맞는 정보인지 확인해야 한다.
어제까지 맞는 정보지만 오늘은 틀린 정보가 될 수 있기에 항상 정보를 새롭게 검색해야 한다.
물론 정보가 옳고 그른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판단될 수 있을 때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줘야 한다.
참치를 아니 참다랑어를 사서 집에서 잘라먹으면 되는 세상이다.
참치집에서 먹는 것보다는 예쁘게 먹지는 못하겠지만 참치만 부족하지 않게 먹을 수 있다.
내가 아는 것에 대해 의심해야 한다.
내가 아는 정보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고 내가 아는 다른 정보와 섞여 오류가 많은 정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보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남에게 전달하는 것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제는 신속 정확이 아니라 정확 신속이 되어야겠다.
안테나를 높이 올리고 세상에 모든 정보를 받는 것보다는 정확한 정보만 받을 수 있는 안테나를 만들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