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싫어질때마다

by ㄱㄷㅇ

거리를 걸었습니다.

멍하니 바닥만 바라보면서요.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걸을 때

머릿속에서는 오직 한 가지만 떠오릅니다.


애쓰고 애쓰다

이내 닳아버리는 마음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나의 지금은

어느 순간 어제가 될 것이고

언젠가 먼 과거가 되겠지요.


그때의 나는

지금을 어떻게 기억할는지.


여전히 불행한 삶을

움켜쥐다가

바스러져 한 줌의 재가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고

그렇게 떠올리려나요.


오래도록 걷다가

아주 추운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차가워진 손을 주머니에서 꺼내어

얼굴을 감싸 안은 체

방의 구석으로 향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떠오를 해가

방으로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며

일요일 연재
이전 18화무감하게도 시간은 흐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