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걸었습니다.
멍하니 바닥만 바라보면서요.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걸을 때
머릿속에서는 오직 한 가지만 떠오릅니다.
애쓰고 애쓰다
이내 닳아버리는 마음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나의 지금은
어느 순간 어제가 될 것이고
언젠가 먼 과거가 되겠지요.
그때의 나는
지금을 어떻게 기억할는지.
여전히 불행한 삶을
움켜쥐다가
바스러져 한 줌의 재가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고
그렇게 떠올리려나요.
오래도록 걷다가
아주 추운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차가워진 손을 주머니에서 꺼내어
얼굴을 감싸 안은 체
방의 구석으로 향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떠오를 해가
방으로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