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의 중심,
소복하게 쌓인 눈 위에 서 있는 소년에게
주변에 새겨진 자국은 없어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소년에게.
긴 밤 지새우다 못해 앞선 햇빛에 눈을 감고 있니
너의 세계가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지금껏 견뎌온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자욱한 안개를 어린 손으로 헤집으며,
겨울의 철새처럼 먹이를 찾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겠지
부들거리는 어깨를 넘어 타고 흐르는 눈물은
쌓인 눈을 녹이고,
갓 태어난 듯 보이는 흙에 젖어 들어가고
이전의 생보다 짧을 것이라 여기던
이후의 삶을 바라보게 만듦으로
누군가 있었고, 누군가 있을 삶 속에서
어리숙하지만 누구보다 다정했던
한 명의 인간으로서
무해한 세계를 바라고 있음을
상처에 새겨진 비극보다
외의 희극을 조금 더 지킬 수 있음을.
한 겨울의 중심
먼 타국의 세계에서 발견될
하나의 새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