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유성

by ㄱㄷㅇ

여름이 왔다. 햇살은 뜨겁고, 공기는 습하다. 이런 순간을 잘 보내야 한다. 더운 채로, 숨이 막힌 체로

삶은 살아갈 수 있다. 나의 지나간 여름은 어땠지. 하고 숨을 크게 들이 마신다. 긴 달리기를 앞두고 있는 사람처럼 나의 목적지는 이곳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달려야 하는지, 이미 재가 되어버린 마음을 쓸어 담아 하나의 작은 오목한 탑을 쌓는다

가벼운 바람에도 쉽게 날아가버릴지 모르는, 그러나 어디에든 남아 있을

곳곳에 묻어나는 재를 훑는다. 어디에서든 버텨내던 마음을 바라보면서,

또 숨을 크게 들이쉰다.


2019.06.21


지구를 만나 느끼지 못했던 온도를 넘나들 때


빠르게 타오르는 주변은, 공기마저 붉어지는 그 순간은


어쩌면 마음이 소멸해 버리는 과정일 거야.



그렇게 되면, 마음은 곧 재가 되어


저 유성처럼 사라지는 걸까


사람들의 눈에 한줄기 빛이 돼버린 채로.



아니면, 그 크기가 너무나 커서 채 다 타지 못하고


지구의 땅으로 땅으로


내려와 부딪혀 흉을 만들듯이


마음속 어느 구석에도 흉터가 질까



나는 잘 모르겠어.


다 타버릴지 오래 남을지, 없어지긴 할지



오래도록 한 편에 자리 잡아


부는 바람과 내리는 비와 쬐는 햇빛에


부딪히고, 휩쓸리고, 그러다 무뎌지기도 하면서



그렇게 남아서 가끔 길을 걷다 생각해 보면


순간만큼은 행복했더라고 웃음 짓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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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