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바라보다

by ㄱㄷㅇ

어떤 순간들은

영화의 장면처럼 반복돼


필름 속에 저장된 모습으로

사라지지를 않고,

시간보다 빠르게 나를 앞서가곤 하지.


조각나버린 것들을 주워 담아

차곡차곡, 하나의 나무로 만들어

뿌리가 자라 줄기가 되고

그곳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에는 잎이 일어나


내 키보다 훌쩍 커버린 나무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문득 작아져버린 나를 바라보지


나는 언제쯤 어른이 될까

교실 구석에서 고민하던 아이는

어느새 홀로 살아가야 하는

어른이 되어버렸지.


아직까지도

불어오는 바람, 지나치는 풍경,

멀어지는 사람들,

그 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나무를

하염없이

하염없이

바라보다


밑동에 앉아

나무를 비추는

낮의 햇살을

밤의 달빛을

바라보기를 반복해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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