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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Jun 08. 2023

직장인과 직업인

잘 알지만 잘 못하는 것


'일도 아닌데 왜 일처럼 해야 할까요.' 내가 자주 뱉는 말이었다.

회사 일에서의 기획이나 보고, 고민, 글쓰기가 나에게 쉬워도 나 자신(사람관계, 일, 성장..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기획이나 보고, 고민, 글쓰기는 어렵다. 잠깐 열심히 하더라도, 매번 굳이 '일처럼 열심히 해야 하나'라는 나의 말과 행동에 최근 받은 질문이 있다.


Q. 나는 평생 직장인으로 살아갈건가요? 아니라면, (어떤 직업을 갖은) 직업인이 될 것인가?


보통 이런 질문을 받으면 늘 그래왔듯이 보통명사처럼 접근하고 해석한다. 다들 알고 있는 의미로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직장인이고 직업이 있는 사람이 직업인이지.. 직업인이 단어의미상 더 포괄적이니, 오래갈테고 그럼, 직업인이 되면 좋은 것 아닌가?

그래서 대차게 까였다(ㅠㅠ). 왜 질문에 답을 하려고만 하지 그 질문을 다시 나의 질문으로 바꿔보지 못하는가? 회사의 일은 나 아니어도 할 사람이 있거나 없으면 찾으면 되는 일이고, 나의 기획은 나만의 일인데 왜 남의 일인 회사일 보다 나의 일에 무관심할까? 그리고 왜, 이 질문을 받았을까?

 

출처 : 채널A 금쪽상담소 캡쳐


그래서, 까인 피드백으로 다시 생각을 해본다. 추상명사의 질문에 대해 나의 정의를 갖는 과정이다.

먼저, 직업인과 직장인의 정의를 찾는다. 모두다 아는 포털을 통해 어학사전 검색을 해본다.

직장인 : 규칙적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급료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

직업인 : 어떠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

다음엔 그 단어간 관계를 본다. 직업인과 직장인의 공통점이 있을테고, 차이도 있을 것이다. 혹은 단어와 단어간 관계도 있다. 다시 보니, 직장인도 직업이 있다. 못해도 직장에서 담당하는 일은 있는 것이다. 그 일의 역할과 책임에 따라 일을 하는 것은 동일한데, 사전의 의미는 뭔가 좀 부족하다. 사전에 직업을 검색하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그럼 직업인은 위의 뜻 마지막이 '종사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그래서 직장인은 직업인의 종류 중 하나이다. 직업인 안에 직장인이 포함된다.

이를 토대로 나의 생각을 쓰고 덧붙이며 계속 써본다. 그런데, 직장이라는 것은 없을 때도 있을 때도 있는데 만약 직장이 없다면 나의 직업은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동안 해 온, 쌓아온 일에 따라 나는 어느 정도의 직업을 갖었다고 할 수 있다. 또는 다른 직업을 갖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직장인이라고만 생각하고 나의 생각이나 태도가 직장에 국한된다면, 어떻게 될까?



  

직장인은, 직장에서 주어진 일을 하며 급여를 받는 사람이다. 대신에 일도 급여도 내가 선택할 수 없다. 회사의 규칙에 의해 나의 일과 월급, 그로인한 책임이 정해진다. 그리고 꾸준히 직장안에서 인정(이라 말하고 평가라 쓴다)을 받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직업인은, 자신이 선택하고 꾸준히 쌓아온 일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이다. 직업인은 직장이 없어도 본인 자체가 사업이 되기도 한다. 또한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직업을 인정 받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계획을 짠다.    

직업인과 직장인 모두 일이 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직업 중 하나에 직장인이 있다. 그런데 직업인과 직장인을 구분해서 설명하고 정의하는 순간, 마치 별개의 계층이 존재하는 것처럼 받아 들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내가 쌓고 선택한 일이 직장안에서만 펼칠 것이냐, 시장(직업이라는) 전체에서 펼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직업인으로서 직장인을 선택하는 것이고, 직장인으로서 직장에서만 국한되지 않도록 늘 시장을 살피며 나의 직업을 어떻게 성장사키고, 그 성장에 맞는 노력을 할 것인지를 정하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 잘 알지만 잘 되지 않는다. 직업인으로서 직장인을 바라보며, 나의 가능성을 넓히고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진짜 내가 되는 것. 그것이 사진 속 홍석천처럼, 나의 삶의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나만의 치열한 노력일 수 있겠다.     


결국 직업인이냐, 직장인이냐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하건 직업인으로서 나의 가능성을 지속해서 넓히는 게 내 인생안에서 결국 내가 가져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최소한 직장인으로만 살다가 다른 사람에게 대체되어 밀리거나 쫓겨나는 일은 없어야 하니 말이다. 그때 가서 직장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이 와도 미리 준비한 노력에 의해 직업을 내가 선택하거나 방향을 조정은 할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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