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startups(미국의 투자회사) 창립자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는 A(획득)-A(활성화)-R(유지)-R(추천)-R(수익)이란 고객 분석 프레임워크를 개발한다. 이전에도 마케팅에는 Funnel 분석이 이미 100년 넘게 사용되고 있었다. AARRR은, 더 구체적으로 잠재적인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기까지 거치는 과정을 구매 경로, 또는 구매 유입 경로, 고객 여정 등으로 표현한다. 이 과정을 다섯 단계로 나누어 언제, 어떻게 제품을 알고 관심을 갖고 구매로 이어지는지 또 어디서, 언제 단계를 이탈하거나 남아 제품을 구매하는지 고객의 행동을 분석한다. 고객의 행동이 구매로 이어지도록 단계별 개선과 집중에 유용한 분석 방법이다.
(이 개념을 안지 꽤 되었는데, 정작 이걸 왜,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본 것은 최근이다. 정보에 대해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쉽게 먹고 끝내는 것에 익숙해졌을까)
마케팅과 관련된 기사나 전문가에 따라 단계가 각각 다르게 적용되기도 하지만 결국,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인지(aware)하고 구매로 전환(conversion)하는 2가지의 행동은 변함이 없다. 최근에 등장한 AAAAA(마켓 4.0에서 필립코틀러가 주장)도 Aware-Appeal-Ask-Act-Advocate로 되어 있다. 모르는데 어떻게 살까.
출처: MBC
그래서 '구매 경로'의 각 단계별 고객의 행동을 알고, 단계별 행동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push&pull 해야 하는지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 (추가된 의견 : 그렇다고 경로상 첫 단계부터 모수를 잔뜩 늘려 많은 고객을 확보한다고 해도 그 고객이 다음 단계의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작정 할인을 때려 많은 고객을 유입한다고 해도 다음 단계에서 다시 사주는 고객은 거의 없다고 본다. 또한 그 사람들을 우리 고객으로 착각하고 그들을 위한 쿠폰을 돌리고, 알림을 하는 등의 또 다른 장치들은 결국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예로 내가 쿠팡을 전혀 안쓰는데, 필요한 물건이 빨리 오길래 한번 구매했다. 그런데 나에게 5천원 쿠폰을 준다. 그래서 그 쿠폰을 썼다. 배송비 포함 2,500원으로 라면 15개를 구입했다. 근데 죄책감이 밀려왔다. 이 2,500원이 원가는 커녕 남는 것도 없는데 쿠팡도, 라면 제조사인 오뚜기도.. 얼마의 비용을 더 쓴 것일까. 나는 애초에 쿠팡의 고객이 될 생각이 없는 사람인데;; 우리고객이 아닌 고객을 위한 전략은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 많은 돈을 쓰게 만든다. 나는 쿠폰을 더 주어도 이용할 고객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략을 통해 각 단계별 적절한 마케팅으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여러 번 재구매하도록 만들고 그로 인해 진짜 우리 (충성)고객을 확보하게 되어, 기업은 이전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도 같은 이익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시스템화하여 안정된 운영으로 이익을 만들고, 그 이익이 계속 쌓이면 이윤 창출이 된다. 이 분석으로 고객의 행동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우리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에 맞는 전략과 활동을 짜는데, 정작 마케팅 부서 외에는 이 경로를 사용하지 않는다. 경영학이 대체로 사람을 관리하는 방법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마케팅이나 HR이나 같은 원리로 운영되지 않을까. 그래서 HR이 마케팅적이어야 한다는 나의 생각은, HR의 업무 방향이 사업과 가까워야 하는데 가까워지기 위해 마케팅과 관계된 툴, 기법을 차용해서 고민하면 기존의 HR단점(전략적 파트너 보다 행정가에 가까운)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추가된 의견 : 다만, 이 툴은 수단임을 늘 기억해야 한다. 절대 만능 치트키가 될 수 없고 또한 잘 쓰기도 어려운 툴이긴 하다.)
기업은 기존 Supply Chain으로 소비자와의 거래에 초점을 맞추는데 필요한 직무를 구성하거나 짠다. 대부분 원자재를 들여와 제품을 만들거나 사오거나, 유통하여 판매-배달한다. [조달-제조-유통-판매(온/오프)-소비자]의 과정에서 혹 사업이 커져 조직의 인원이 늘어나고 일이 늘어도 영업에 대면 영업의 일, 마케팅에 대면 마케팅의 일처럼 누가 해도 어색하지 않거나 누가 해야 할지 모르는 일도 많아진다. 예로 매출이나 이익이 예전 같지 않아, 다른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고 취해야 할 때 발생되는 새로운 일을 누가 해야 하는지 모호해 진다. 그때도 마케팅에 맡기면 마케팅의 일, 영업에 맡기면 영업의 일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마케팅이나 영업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만 하거나 가져온다. 그러면 고객이 사줄까? 기업의 목적이 고객 창출이라면 재구매를 위한 對고객 활동은 어느 부서가 맡아야 할까? 플랫폼이라면, IT에서 UX나 UI로 유도해야 하니 개발이? 커뮤니티 만들기가 유행이니 마케팅이? 프로모션으로 집중할거니 영업이 해야 할까?
그래서 고객경험경로, 구매 경로를 통해 직무설계를 보다 고객중심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기존 Supply Chain은 판매나 공급자 관점이었기 때문이다. 혹은 짜진 못하더라도 그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장과 고객은 늘 변하는데, 조직의 직무 기술서는 몇년이 지나도 제자리인 경우가 많다. 혹은 업데이트 없이 초반 컨설팅 받은 직무기술서를 가지고만 있다. 직무가 같다는 건, 늘 하던 일 또는 비슷한 일만 했다는 것이고 큰 위험이 없는 한, 앞으로 하던대로 할 것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애초에 직무 설계 초기부터, 혹은 인원이 늘어나거나 일이 많아지는 추이라면 '우리 충성고객'을 만드는 활동까지 함께 직무 설계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략에 따라 새로운 일이 생겨도 '고객창출'이라는 목적에 따라 어느 부서도 내 일, 네 일 싸울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이 추가도 되지만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일도 생기고, 수시로 직무기술서 업데이트를 통해 꾸준한 관리로 책임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비단 한 부서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직장에서 일한 경험을 통해 알지 않나? 그래서 초반 직무를 설계하거나 조직을 설계할 때, 소비자와의 거래에 맞춘 시스템에 기반한 조직이 아닌, 고객 관계 관리(CRM)에 맞춘 직무 설계가 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팔기 위한 시스템으로 회사의 매출만 올리는데 조직 내 시스템, 구조, 관점이 굳어 버린다. 당장은 문제가 안되더라도 시스템이 굳거나, 적응되어 버리면 바꾸기가 또 쉽지 않다. 전 회사에서 매출은 매년 떨어지고 있는데(5년 이상) 사업계획은 전년보다 높은 매출 목표를 설정한다. 될 수 없음을, 될 리가 없음을 아는대도 하나마나한 목표를 가지고 평가하고 보상까지 한다. 매출은 매년 떨어지고 있는데 직원들의 연봉은 매년 오른다. 그래서 목표가 이게 맞는 방향이냐 물으면,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 의지가 5년 넘도록 안되는 것임을 아는데도 늘 공급자 입장만 유지한다. 이렇게라도 해야 10억 떨어질 매출이 5억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비용 중 가장 많이 쓰는 비용이 광고비인데 하는 건, 매년 광고모델을 바꾸는 것이다. 심지어 늘 TV, 종편에 노출한다. 정작 인수되어 사모펀드 사의 투자자와 관계가 있는(것으로 예상되는) 모델로 기용했을 땐, 왜 이 사람인지, 안 되는 이유가 많음에도 아무도 안된다 강하게 말하지 못하더라. 그동안 광고모델이 중요하고 매출이 오른다는 말은, 허상이었을까. 그래서 HR이 사업을, 마케팅을 함께 알아야 팀/개인의 목표가 정말 전체 조직 목표에 맞닿아 있는지 확인하고 합하거나 구체적인 것은 조율하거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이라도 꺼낼 수 있다. 물론 이미 굳어버린 조직은 아무리 말을 해도 안되긴 하지만 최소한 목표 설정에 대한 방향과 논리는 다른 곳에서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이다. MVP로 우여곡절 끝에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과의 거래가 조금 발생한다. 거래가 작을 때 문제되는 건, 회사를 운영하는데 드는 고정비용과 거래를 위한 최소의 비용이 확보되지 않는 걱정이다. 그런데 거래가 늘어나 투자를 받게 되면 회사는 어디에 집중할까? 보통 투자를 받고 나면 인력 채용과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글로 많이 접했다. 근데, 조금만 마케팅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투자를 받은 것은, 늘어날 회사와 고객과의 거래를 감당하기 위한 준비를 하라는 것인데, 그에 대한 투자나 집중보다 일단 사람 먼저 채우려 드는 것이 사업의 1 정도 아는 내가 보기에도 안타깝다. 늘어나는 거래를 대비한 시스템을 만들면서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채워야 하지만 기존 직원의 일을 나누고자 무작정 채용하면 나중에 반대의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의 직무가 '고객 중심'으로 맞게 설계 될 수 있도록 HR이 노력해야 한다. 물론 HR에게 이런 역할을 주거나 요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과 사람의 관리는 HR의 기본이다. 성장도 결국, 일과 사람의 올바른 관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교육한다고 성장이 되는게 아님을 우리는 잘 알지 않나?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케팅도, HR도 어떤 툴이나 방법, 기법보다는 '고객'에 대한 정의가 먼저이지 않을지. 한식 팔면서 중식, 일식당 매출을 왜 부러워하며 그 고객을 왜 데리고 오려하는지 의문이다. 우리 식당에 온 고객이 3달에 한번 오면, 그 기간을 2달이나 1달로 줄여보거나 오늘 와서 먹으면 다음에 또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먼저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