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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Jul 05. 2021

글의 소통도 대면 소통만큼이나 교육이 필요하다

[원티드 인살롱에 기재한 글을 다시 올립니다.]

https://hr.wanted.co.kr/insights/%ea%b8%80%ec%9d%98-%ec%86%8c%ed%86%b5%eb%8f%84-%eb%8c%80%eb%a9%b4-%ec%86%8c%ed%86%b5%eb%a7%8c%ed%81%bc%ec%9d%b4%eb%82%98-%ea%b5%90%ec%9c%a1%ec%9d%b4-%ed%95%84%ec%9a%94%ed%95%98%eb%8b%a4/


일반적으로 ‘소통’이라 함은 사람(구성원)과의 대화나 활동, 관계에서 많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조직에서 대화나 활동, 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글로 나누는 소통’이다. 직장생활 중 문서(기안서, 보고서, 메일, 공지 등) 작성이 일의 50% 정도는 되니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소통의 영역인 셈이다. 특히나 HRer에겐 글 소통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글 소통의 질에 따라 조직, 혹은 일을 대하는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에 많은 영향이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조직 내 ‘소통’에 대한 활동, 워크숍, 교육은 상당히 많음에도 '글 소통'에 대한 교육은 온라인 강의 하나가 전부이거나 나머진 깨지고 깨지는 경험으로 터득하는 게 다반사다. 우리회사의 주니어에게 진행하는 이러닝 중, [1페이지로 승부하라], [단번에 사로잡는 보고 방법]의 과정이 있었는데 조직 상황이나 보고 방법에 맞추지 않는 무작정 1페이지 보고 방법이 필수과정이 되기도 한다. 필자도 과정을 수강했지만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최선은 아니었고 막상 실무를 하려니 배웠던 강의 지식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조직에 따라 문서 작성이 일종의 암묵적 문화(상사 스타일에 따라 다른)인 형태도 많고 문서 외에도 공지나 메일은 보이지 않는 행간도 있으니, 사내에서 문서작성의 실제적인 교육 방법에 대해 고민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또한, 모바일의 기술 발전이 글을 찾고 보는 검색은 늘게 해도 개인의 사색은 줄어들게 만들었고 모바일이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 늘수록 적어도 나는, 또는 우리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아 졌다.


*출처 : 픽사베이


글의 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업무에 있어 상당한 효율도 가져다 주지만 글을 통해 일의 목적을 더 잘 달성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도, 글을 쓰라고 지시하는 사람도 명확하게 소통해야 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 글이 나온다.



예를 들어 나의 상사가 “OO님, 건강검진 공지할 때 되지 않았어? 어서 공지해” 와

“OO님,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건강검진이 좀 어려울 수 있을 텐데... 그래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하면 좀 더 안전하게 건강검진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지를 올려줘”는

일을 하는 사람의 결과를 다르게 만든다. 후자의 업무 지시 방식은 실무자가 일을 함에 있어 더 많은 상황을 고민하게 되고 고민의 결과가 글로 소통이 되며, 구성원들은 그 글을 통해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만약 전자의 지시 방식으로 일을 하고 ‘공지를 올렸다’, ‘메일을 보냈다’, ‘안내를 했다’의 행위로만 일을 하게 되면 글 소통은 물론 그 일의 목적은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후자의 사례처럼 업무를 정확히 지. 시. 하는 상사도 많지 않다. 그래서 일을 주는 상사에게도 똑같이 글의 소통 교육이 필요한 셈이다. 결국 글의 소통은 상사의 지시로 인해 소통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직원만 가르친다고 나아지는 게 아니다.


또한, 상사가 얽히지 않는 일도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회의 내용에 대한 메일을 보냈다면 그 글을 읽었는지 적어도 읽지 않았다면 왜 안 읽었는지 확인을 할 필요가 있음에도 우리는 일방적인 통보(?)로만 마무리를 한다. 그리고 왜 읽지 않고 딴소리하는지, "보내드렸는데 안 보셨어요?"라고 읽지 않은 사람의 태도에 불만을 표현한다. 메일을 보내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한 것이 아니라, 회의 진행의 프로세스만 생각하고 다 전달했으니 완벽한 회의였다고 생각할 것이 뻔하다. 행위의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우리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 간과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나는 전달을 했는데 읽지 않은 것이 문제인가? 그럼, 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되돌아 가면 원인은 역시나 처음의 시작에 있음을 느낀다. 부서 내 글로 하는 소통의 어려움을 내가 아닌 상대방에서 변명이나 핑계를 찾으면 안 된다.   



교육 용어 중 ‘어포던스(affordance)’라는 단어가 있는데 어떤 행동을 유도한다는 뜻으로, 행동 유도성이라고 한다. 우리 HR의 업무 대부분이 행동 유도성을 가지고 있고, 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동기를 주거나 혹은 자극하는 것이 우리 일의 전부가 아닐까? 그렇기에, 조직에서 대면 소통만큼이나 글의 소통에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규정하는 것에 더 많은 사고와 에너지를 투입하지 못한 것, 이것이 글의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이유라면 앞으로 어떤 교육과 방법이 글의 소통을 더 원활히 할지 말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쪽만 가르친다고 나아지는 게 아니란 것은 확실하다. 피터 드러커의 말이 더 와닿는다.


당신이 속한 조직 내에서,  당신이 일을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하느냐는,  글이나 말로써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당신의 생각을 글이나 말로써 전달하는 능력의 중요성은 조직에서 그 지위가 상승해 갈수록 더욱 중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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