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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Oct 19. 2021

인터널브랜딩이 중요해진 이유

마케팅적 HR

HR 업무나 학습을 하다 보면 늘 마주하는 단어가 조직문화이다. 조직문화를 위해 나름 개선이나 실행을 했으나 이 단어가 주는 중요성과 폭넓은 이해, 통찰 없이 이벤트 = Fun = 으쌰으쌰 = 복지의 이미지로 생각했다. 마케팅적으로 직원이라는 고객이 아닌 판매자, 제공자 입장에서 접근한 것이다. "이러면 좋아하겠지, 저러면 나아지겠지" 또는 'pay to win'으로 본질, 문제가 아니라 해결 방법이라고 때웠거나 해결될 것이라고 착각한 오류였다. 이제는 조직문화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지만 과거의 접근이 낯 뜨겁다. 조직문화가 조직의 모든 결과(시스템, 구조, 전략, 스타일, 공유가치, 구성원, 기술) 임을 알기까지 오래 걸렸다. 즉,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물론, 지금도 깊이 알지 못한다. 그저 과거에 비해 접근하는 방법 한 가지의 가닥이 잡힌 것뿐이다.





 땅콩하나 때문에 비행기를 돌린 A회사. 부사장은 항공법 위반으로 우선 구속되었고 지난한 법정싸움 끝에 일단락 되었으나 그 이슈로 어머니까지 도마에 오르며 갑의 횡포로 전 가족이 유명해져 버렸다. 회장에 부사장까지 사과를 했으나 여파는 오래갔다. 'Excellence In Flight'가 미션이어서 그런지 회항의 능력은 탁월했다.  

B회사는 가맹점주에게 물량 밀어내기, 마약, 코로나 시대 해당 제품을 먹으면 낫는다는 루머까지 지속적인 악재에 아직도 고생이다. 이 회사의 경영이념은 '고객만족, 인간존중, 사회봉사'이다. 굳이 긴말이 필요 없다.


시장 내 굳건한, 1위인 강자 C회사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의 가치는 '우리의 핵심을 지켜나가며 파트너와 커피, 고객과 함께하는 가치들을 실행한다'이다. 얼마 전, 환경 프로모션으로 폭주한 주문이 파트너의 과한 노동으로 연결되며 공분을 샀다. 근로환경 개선을 외치며 파트너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익명의 트럭시위를 했다. 트럭시위 전광판 하단에 '파트너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닙니다'의 문구가 있었고, 이로 인해 임금체계 등 개선 약속은 했지만 이미 공론화는 되어 버렸다. 한국 진출 22년 만에 처음이며, 노조 없는 회사에서의 첫 시위이다. 교섭권이 없는 몇 명의 행위가 결국 회사로부터 개선책을 이끌어 냈다. 회사의 노동조합이, 노동쟁의가 어떻게 바뀌어 갈 수 있을지의 좋은 선례가 되었다.




표리부동, 무엇이든 간에 겉과 속이 다른 것은 언젠가 그 속내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위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회사들이 '갑질'의 이슈로 도마 위에 오른다. 또한 '갑질'이 아니더라도 유료광고를 내돈내산으로 안내하는 등의 여러 도덕적, 윤리적 문제까지도 해당된다. 표리부동을 일부러 의식하지 아도 무사한 회사가 한국에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얼마 전 동료들과 조직의 위계, 권위 문화에 대화하던 중 권위적이지 않는 대표이사가 오면 달라질까라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한국사회에서 탈권위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다. "대표가 아니라 다른 사원이어도 똑같이 행동하는가?"라는 대답에 글을 쓰는 나 역시 시키지 않았음에도 대표이사 의전(또는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오는 과한 행동들)에 자연스럽게 배인 행위들이 많아서이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조금의 권위적인 문화도 직원들은 어떻게든 습득하고 무의식 중 행동한다. 그래서 조직문화와 마찬가지로 브랜딩 또한 작은 약속 하나도 내/외부 고객에게 일관되고 지속적인 메시지를 주고, 내/외부 고객을 차별하지 않으면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착할 수 없는 구조, 비즈니스라면 애초부터 '착한 기업'이란 표현을 하지 않는 게 더 낫다. 그리고 따로 보았건 고려하지 않았건 인터널 브랜딩이 더 중요해졌으며, 강요한다고 만들어 지는 시대도 결과도 아니다.


바깥의 보이는 브랜드의 메시지,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고객이든 내부 직원이든 '사람'이다. 또한 내부고객은 열렬한 팬으로 advocacy가 될 확률이 높다. 또한 일부러 내부고객이 팬이 되지 않더라도 팔리는 제품은 팔리게 되어 있다. 표리부동하지 않고 안팎으로 자연스레 흐르는 가치나 메시지가 브랜딩을 고민하는 내부고객의 생각과 행동에 녹아들고 쌓여서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인터널브랜딩을 별개로 보지 않고 함께 고민해야 하며, 여전히 '별개'라고 구분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모든 조직의 하위 기능에 마케팅이 필요해졌고 '마케팅적 구매, 마케팅적 재무, 마케팅적 HR'이 등장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시장, 사업, 사회 안에서 우리 내/외부 고객의 욕구를 찾고 만들어 갈 수 있는지 전사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한다.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 마케팅이 되었다. 시장(Market)의 변화(~ing)에 우리는 어떤 메시지를 중심요소(Needs)에서 주변요소(Wants)로 확대하며 전달하거나 보여주어야 하는지 혹은 보여주고 있는지 내/외부로 확인하고 모니터링해야 최소한 위태로워 지지 않는다. 그나마 내부고객은, 외부고객의 욕구보다 더 가까이 있다. 가까우니까 막 대하는 것이 아니라 '깐부'라는 동등한 관계로부터 외부고객의 욕구를 함.께. 고민하면 된다.


*작가 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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