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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 am YS Jan 05. 2024

철길에 서서

점심 후에

이민사에 흔한 일은 갑자기 밟히는 외로움이다.


이민 후 새 회사에 적응이 되어가며,  점심(도시락을 주로 싸갔던 걸로) 시간에 건물 뒤켠의 철로 옆에 홀로서 남은 시간을 흘려보내곤 했다. 


마치 이 길 끝이 떠나온 고향일 거라는 착란적 상상을 하며.


미국의 철길은 뜬금없다. 그 길이를, 방향을 가늠하지 못한다.


서너 주에 열차 한 대 정도 지나는 외딴 철로이기에 일 년 중 한두 번 대면하는 기차는 길기도 했고(보통 100량은 되어 보이는...).


그 긴 열차가 지나가는 동안은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속에 담았던 모든 불안과 회한을 얹어 보내기에 충분했으리라.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온 지금은,

한국의 산은 깊다. 방향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겹겹이 얹힌 먼산을 보면 떠나온 곳이 그립다.


저 너머에 30년을 살아온 그 동네가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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