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후에
이민사에 흔한 일은 갑자기 밟히는 외로움이다.
이민 후 새 회사에 적응이 되어가며, 점심(도시락을 주로 싸갔던 걸로) 시간에 건물 뒤켠의 철로 옆에 홀로서 남은 시간을 흘려보내곤 했다.
마치 이 길 끝이 떠나온 고향일 거라는 착란적 상상을 하며.
서너 주에 열차 한 대 정도 지나는 외딴 철로이기에 일 년 중 한두 번 대면하는 기차는 길기도 했고(보통 100량은 되어 보이는...).
그 긴 열차가 지나가는 동안은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속에 담았던 모든 불안과 회한을 얹어 보내기에 충분했으리라.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온 지금은,
겹겹이 얹힌 먼산을 보면 떠나온 곳이 그립다.
저 너머에 30년을 살아온 그 동네가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