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문화공유
늘 그렇듯이 새로운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란 그때나 지금이나 어디에서든 쉽지는 않았다. 특히 30년을 관계했던 가족&친우들과 뚝떨어져 시작하는 미국에서는 특별한 공통관심이 아니고선 더욱 힘든 환경이었고. 젊은 시절 LA 대부분의 새로운 친분은 아이들을 통해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아내와 아이가 놀이방에서 만난 우리보다 ~5년 연상의 '희ㅈ'네(우리보다 이민을 그 정도는 일찍 왔었던)를 만나, 당시 7080 감성으로 많은 얘기를 나누더니, 종국에는 한밤중 밤마실을 감행했다.
아이들은 모두 재우고 난 후, 어머니에게 특별히 3시간의 외출을 양해드린 후에 부부가 여러 가지 스낵을 준비해서 차로 5분 떨어진 '희ㅈ'네 도착. 주인 양반은 준비한 Wisky(주인장의 최애였던 Chivas Regal)를 얼음과 내어오면, DVD가 시작되었다. 얼추 15년간 흩어져있다 그 당시(1995년)에 다시 결합한 'Eagles'의 'Hotel California'를 듣고 보며, 그 당시에도 듣는 이의 가슴을 두드렸던 Don Hanley의 허스키한 조아림과 함께 DVD가 끝나도록 7080년대의 지나온 한국에서의 시간들, 경직된 한국문화에 스러져갔던 많은 시도들(특히 본인이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장미여관'의 마광수교수의 침몰)을 안주삼아 안타까워하며 밤이슬을 맞고 다녔었다.
미주 한인신문의 기자였던 주인장이 쏟아놓는 많은 Hollywood주변의 인문학적 깨알지식들은 그 후 미국에 정착해 가던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Internet에 Google이 전면에 나와서 보석같이 숨어있던 모든 지식들을 나누기 전 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