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anga와 Malibu Canyon
살고 있던 Woodlands Hills가 바로 바닷가에서 산하나 너머에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은 이사 온 지 수개월이 지나서였다. 당시에는 Internet으로 지도를 휘휘 들여다볼 수 없는 관계로, 대형 북가주 Atlas map이나 LA county를 쪼개서 넣은 Atlas Book을 지역별 page별로 찾는 수밖에 없었다(GPS는 그후 10년이 지나서야 출시되고 애용되었으니...). 바로 앞에 나아 있는 Topanga Canyon BVLD가 바다 쪽으로 뻗어있었고, 동네 아주머니들의 '단숨에 넘어가면 바로 바다가 나온다'는 격려에 힘입어 엔진 소리는 BMW급인 Volkswagen Passat을 몰고 아내와 딸을 태우고 떠났다.
지도상으로는 바다를 보려면 LA downtown인 남쪽으로 30분 큰길로 내려가서 Sunset BLVD를 타고 서편으로 다시 30분 가면 Santa Monica 해변이 나오기에, 대략 25분만 Topanga Canyon을 타고 넘으면 당연 이득이었고...
떠나서 10분간 꾸불꾸불 넘기 시작한 산길이 정상이 느껴지지 않으면서 후회와 손에 땀이 동시에 찾아들었다. 경험상 그 험했던 '한계령'도 이쯤이면 끝났었던 것 같은데.. 앞뒤의 차들은 속도를 50마일 이하로 낮추지도 않고, 도로옆에 틈만 있으면 잠시세우고 뒤차를 먼저 보네며 오르기를 한참이 지나 길 정상 갈래길에 잠시 서서 숨을 고른 후, 내리막을 타기 시작하면서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사방에 흘린 땀의 대가는 정말 값지다. 갑자기 눈앞에 바다다.
101을 북쪽으로 가다 Woodland Hills경계를 넘으면 이내 내리막으로 Malibu Canyon의 팻말이 나오고, 꺾어서 나가 왼쪽으로 들어서면, 이내 마른 잡목이 그득한 Canyon Dr. 가 이어지는데, Topanga Canyon에서 혼줄이 난 후부턴 조금 돌아가더라도 이 길을 애용했다. 꾸불거림이나 도로 폭은 훨씬 friendly 했고, 주위에 마을도 종종 있어 늦은 시간에도 편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반의 구불거림을 조금만 버티면 이내 눈 아래의 마을이 들어서면서 저 멀리 살짝 도로 끝으로 하늘이 보이더니, 이내 바다가 나온다.
길옆 언덕 위로는 경치로는 No.1인 Peperdine Unv. 가 자리하고 길아래로 Malibu다.
이 바다의 끝으로 LA의 주말을 태웠던 Malibu Lagoon이 자리해서, 이 canyon길은 늘 설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