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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할 윤 Oct 19. 2020

욘사마가 왜 독일 대학교에서 나와?

독일 교환학생 비하인드 스토리 #8

겨울연가가 왜 거기서 나와?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겨울연가를 독일에서 보다니.. 정말 새로운걸!


교환학생은 패스만 받으면 되는 학교에서 가장 자유로운 존재이지만, 나는 외부 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일정 기준의 점수를 받아야만 했다. 최대한 점수 따기 쉬운 수업을 찾던 중 우리 학교의 동아시아 캠퍼스에서 열리는 '한국 역사/문화&비즈니스' 수업을 신청하였다. 한국인이 한국 문화 수업을 듣는다는게 굉장히 웃긴 상황이지만 '뭐 어때! 이런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뭐! 내가 수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잖아?'라는 대담함을 얼굴에 장착했다.



그 수업을 돌이켜보자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지식을 얻은건 아니었지만 한국에 관심 많은 독일 대학생 친구들의 관점을 배울 수 있었고, 한국인 교수님이라 한국 문화가 왜곡없이 전달되어서 정말 좋았다. 한국의 대중 문화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교수님은 한류의 시작이 어떻게 되었고, 어떤 흐름을 거쳤는지를 가르쳐주셨다. 그러던 중, 교수님은 한류의 시작이 되었던 굉장히 'Old'한 드라마를 보여주시겠다면서 드라마 클립영상을 하나 틀으셨는데 그게 바로 '겨울연가'였다. 독일 학생들은 낡은 드라마 영상의 등장에 재밌어하면서 한류가 저기에서 지금의 BTS까지 다다른거냐고 신기해했고, 나와 같이 수업듣던 일본 교환학생 친구는 엄마가 저 남자배우 좋아한다며 나와 같이 깔깔 웃었다. 난데없는 욘사마와 지우히메의 등장에 모두에게 굉장히 재밌는 추억이 생겼다.



 독일 학생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 중 약 2~3명은 한국 교환학생을 다녀왔거나, 한국어를 따로 배울 정도로 굉장히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들이 수업을 들으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자체토론을 하기도 하는데 그거를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예를 들면, '한국 직장인들은 왜 업무시간이 긴가?', '한국 고등학생은 왜 공부를 열심히 하는가?' 등등 이다. 나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이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것이 신기했다. 내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외국에 있으면 시야가 넓어진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 친구들이 매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만난 베트남 친구와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는데, 나보다 요즘 아이돌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 그 친구에게 한 수 배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이제 신인 아이돌의 큰누나뻘이 되버렸으니..)


독일 소도시의 작은 대학에서도 한국에 대한 수업이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이 들었다. 독일에서 만난 욘사마가 참으로 반가울 따름이다. 그리고 자부심과 더불어, 개선되어야 할 한국 문화에 대한 경각심도 들었다. 독일의 청년들이 바라보는 앞으로의 한국은 어떤 이미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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