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가교환의 법칙
등가교환의 법칙
: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두가지를 서로 교환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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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로 소소히 주식활동을 하던 남편이
주말부터 들썩인다.
월요일 아침 비장한 각오로 출근하기에
왜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오늘은 주식장에 크게 들어갈 거란다.
물론 차트도 보고 공부도 하고
나름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거겠지만,
안하던 행동을 하기에 이유를 물어봤다.
“난 등가교환의 법칙을 믿어.
이렇게까지 인생이 자식일로 힘든데…
경제적으로라도 복이 오겠지”
농담처럼 던지고 간다.
그래..우린 서로 어떻게라도 살아갈 이유를 찾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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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가교환의 법칙..
참 그럴싸한 말이다.
동일한 가치를 교환한다니..
그럼 난 뭘 주고 이 지옥같은 시간을 받은 걸까..
도로 무를 순 없는 걸까..
극도의 스트레스로
이명이 심해지고
흰머리가 늘었으며
왼쪽 눈엔 비문증으로 젤리같은 물체들이 세개나 떠다닌다.
무엇과 바꿨던지
내 젊음을 내놓았으니
이제 그만 아들을 멀쩡히 돌려주면 안될까.
신이 이 법칙을 사용한다면
엎드려서 묻고 싶다.
내 젊음을 내놓았고
내 건강을 내놓았으니
이만하면 되지 않았느냐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그냥 나도 내놓겠노라고.
나는 지금 죽어도 아무렇지도 않을만큼 비참하니..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등가교환으로 받은 건 없는 것 같은데..
왜 가져가기만 한건지.
이 억울함은 어디에다 말해야 하는 건지..
또 서글픔과 억울함이 깊은 속에서부터
올라오려 한다..
마침 모범생 쌍둥이 아들을 둔 지인이
아침부터 만나자고 전화가 온다.
학교가 너무 좋아서
아침 7시 반만 되면 학교에 등교한다는
우리 아들과 동갑내기들..
생일때는 본인들 선물받기보다
부모에게 감사함을 표현한다는 기특한 녀석들..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전교권이라는 지인의 말까지…
세상이 평온하기만 한 그녀의 말을 들어줄 자신이 없어서
조용히 단톡방에서도 나가기를 눌러본다.
아..그렇구나. 난 나쁜 사람인가 보다.
그동안 평범하게 살고
좋은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했다는
마음을 고쳐먹어 본다.
그래…난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인가 보다.
그래서 이생에서 자식에게 욕을 먹고
마음 고생을 쌔빠지게 해도 할말없는 영혼인 거다..
그래..나라를 두개는 팔아먹었나 보다.
등가교환의 법칙을 생각한다면
난 기억에도 없는 전생을 받았고..
이생의 평온함을 넘겨줬나 보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공평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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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라도 마음을 다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