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어릴적 투명인간에 대한 영화를 본 적 있다.
처음에는 재미로 투명인간을 즐기던 주인공이
점점 투명인간에 사로잡혀 고립되어
투명인간으로만 살게 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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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가을..
나는 아들을 투명인간처럼 취급하며 살고 있다.
학교를 자퇴하고
은둔형 외톨이처럼 지내는 모습에
참다참다
서로 감정싸움이 오가던 날 새벽에
나는 쓴소리를 내뱉었고
아들은 나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얼굴을 한대 맞은 그날 이후로
나는 아들을
투명인간처럼
안보이는 척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모태신앙이라서
어릴적부터 교회를 다녔다.
착하게 살고
열심히 기도하면
다 잘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더이상 기도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나를 외면한
하나님도
아들도
다 투명인간처럼 느껴진다.
존재한다지만
내게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어쩌면 그들에게는
내가 투명인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들을 멀쩡히 돌려달라고
꼴찌라도 괜찮으니 제발 학교만이라도 가게 해달라고
울며불며 기도해도..
제발 평범하게 자라게만 해달라고..
온 허벅지가 피멍이 들 정도로
절규하며 기도했는데..
응답은 없었다.
신에게는
내 기도가
내 존재가
투명인간이었나 보다.
그리고
안정직이라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16년 동안 예민한 본인을 키운다고 정신없던
엄마라는 존재가
아들에게는 무시해도 되는 투명인간이었나 보다.
비참하게도
나는
버림받고
학대받았다.
하나님에게도
아들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