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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랑 Oct 22. 2024

너의 사춘기를 증오한다 7

투명인간

어릴적 투명인간에 대한 영화를 본 적 있다.

처음에는 재미로 투명인간을 즐기던 주인공이

점점 투명인간에 사로잡혀 고립되어

투명인간으로만 살게 되는 내용이었다.

.

.

.

2024년 가을..

나는 아들을 투명인간처럼 취급하며 살고 있다.

학교를 자퇴하고

은둔형 외톨이처럼 지내는 모습에

참다참다

서로 감정싸움이 오가던 날 새벽에

나는 쓴소리를 내뱉었고

아들은 나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얼굴을 한대 맞은 그날 이후로

나는 아들을

투명인간처럼

안보이는 척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모태신앙이라서

어릴적부터 교회를 다녔다.

착하게 살고

열심히 기도하면

다 잘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더이상 기도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나를 외면한

하나님도

아들도

다 투명인간처럼 느껴진다.

존재한다지만

내게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어쩌면 그들에게는

내가 투명인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들을 멀쩡히 돌려달라고

꼴찌라도 괜찮으니 제발 학교만이라도 가게 해달라고

울며불며 기도해도..

제발 평범하게 자라게만 해달라고..

온 허벅지가 피멍이 들 정도로

절규하며 기도했는데..

응답은 없었다.

신에게는

내 기도가

내 존재가

투명인간이었나 보다.


그리고

안정직이라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16년 동안 예민한 본인을 키운다고 정신없던

엄마라는 존재가

아들에게는 무시해도 되는 투명인간이었나 보다.



비참하게도

나는

버림받고

학대받았다.


하나님에게도

아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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