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선택 봄을 맞으러 나가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찾아온다. 다들 아는 것과 같이 시린 겨울이 지나면 잠시 잠깐 우리 게 설렘을 주고 떠나가는 봄이 찾아온다.
봄은 나에게 설렘이고 겨울은 그저 우리에게
추운 날이었을까?
"그의 노염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인생의 시린 날들이 참으로 많았다. 누구나 그렇듯 과거의 기억은 아름다움 속에서도 박혀있는 시린 아픔들이 속속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난 요즘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기억은, 기억하기 나름이 아닌
감사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시린 겨울도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유익함이었고,
따스한 봄은 잘 견뎌준 나를 향한 사랑의 선물이었다. 시린 날과 따스한 날이 합해져 결국은 또 누군가를 성장하게 해주는 좋은 안내책자가 되어주거나 건강한 보충제가 되어줄 것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 라이프를 선호한다. 그러나 나와 나의 남편 우리 부부는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기도 전에 이미 그와 비슷한 삶을 살기로 결단하였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와는 조금 다른 개념의 것이다. 본질만큼만 살고 감사하자는 주의로 결단을 했다.
휴대폰은 소통하기 위하여, 자동차는 물건을 싣거나
이동하기 위하여, 음식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채우기 위하여 , 집은 쉴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함에 의한 필요가 아니라 진정 필요에 의한 필요로 살며, 넘치는 부분들은 감사히 나누며 기쁨을 증가시키는 진정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며 살기로 하였다.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결단의 결과는 훗날
큰 나눔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러한 삶을 계획하게 된 이유는 그렇게 장황하지는 않다. 그저 각자.. 따로 또 같이 우리 부부의 삶의 존재의 이유를 조금 찾았다고나 할까.?
남들과 다르지 않게 하루하루 일에 시달리고 돈에 시달리고 또 질병에 시달리며 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남편과 나 각자의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꿈" "Vision" 은 언제나 가슴속에서 진동알람 설정처럼 웅웅대고 있었다.
남편은 사실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선 음악가였다. 다만 세상에서 빛을 발하지 못한 스스로 꺼진 것 같은 프로 음악가였다. 모든 예술적인 일들이 그럴 것 같다. 빛을 발하지 못하면 사실상 아무것도 아닌 양 현실에 치여 바삐 살아가게 마련이다.
가정을 위하여.. 생계를 위하여 정신없이 열심히 달리는 남편의 모습 속에 숨겨진 깊은 그림자를 나 또한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떠했을까.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꿈처럼 묵혀왔던 바람이 있었다. 인생의 굴곡들을 넘나들며 사실은 거저 받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데, 언젠가는 반드시 보답하며 사는 삶을 살겠노라고 마음에 담아두고 살고 있었다.
나에게 새로운 인생을 주신 분께 화답하는 인생을 살고 싶은 막연하면서도 또 그리 가볍지만도 않은 "Vision"을 몽글몽글 가슴에 담고 살았지만, 남편과 다를 것 없이 나도 그저 “ 오늘"에 매달려 살 뿐이었다.
물론, 가정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 그 자체로 참으로 아름답고 귀 한일이지만 우리는 서로의 가슴속에 해결되지 않은 어떤 응어리들을 찾아 해결해 나가고 싶었다.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이따금씩 서로 충돌하기도 하면서,
남편도 그와 같은 고민을 하며 앓고 있는 것을 느꼈기에 용기를 내어 사랑하는 남편에게 넌지시 물었다.
나 : " 당신은 음악이 왜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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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악기를 연주하면 내가 살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세상에 날 좀 나타내 주고 싶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
난 마음속으로 기도를 한 후 우리의 대화가 겉만 도는 대화가 아닌 깊이 있는 나눔이 되길 원하며 하나씩 나누어 보기로 했다. 내 안에 그리고 남편 안에
자리하고 있는 틀어진 마음의 자리를 하나씩 제자리에 끼워 보기로 했다.
나: "그 말은 혹시 음악을 통해 당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다는 것일까..?"
남편: "그런 것 같아.. 사람들에게 나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싶어.. 당연히 현실을 살아야 함이 맞지만,
가슴 한켠에 나는 왜 이렇게만 살고 있을까 스스로 한심하기도 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아..
나도 한 번쯤은 많은 사람 앞에 인정받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그러다 보니 스스로 무능하고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
늘 밝아 보이고 의욕이 넘쳐 보였던 남편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가슴속 깊은 곳에서 찌릿찌릿 전기가 오듯 시린 느낌이 들었다. 당장이라도 안고 토닥여주고픈 마음을 억누르고 전하고 싶었던 말을 차근차근 다시 전달해주었다.
나: " 그렇구나..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주제넘는 이야기가 될까 싶지만 말이야.. 음악은 당신에게 주어진 선물 같아. 당신이 갖고 있는 재능들이.. 당신의 가치를 증명해 주기에는 당신은 너무나 큰 사람 이거든.. . 당신에게 주어진 재능들은 그저 당신이 이 땅에 존재하는 목적을 달성하며 살아갈 때에 필요한 작은 요소인 것 같아.. 절대 당신의 정체성이 될 수는 없어..
당신을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통해 또 누군가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다면 , 그건 그 존재로써의 역할을 다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음식이 음식으로써의 역할만 하면 되고 신발은 신발로써의 역할만 하면 되듯이 말이야.. 음악도 당신에게 음악으로써의 역할만 하면 될 것 같아.
가지고 있는 능력들이 혹은 갖고 있는 다른 것들이 당신의 존재의 가치를 증명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들의 가치가 결코 당신의 가치보다 크지 않기 때문이잖아... 오빠는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 빛나는 존재가 아니라 오빠를 존귀하다고 하신 분으로 인해 이미 그저 존귀하거든. "
"음악을 하든 무엇을 하며 살든 우리..
본래의 가치 이상으로 여기고 살지는 말자.
우리의 인생에 부르심의 한 도구로써만 사용하며
간단하지만 또 열심히 살아보지 않을래? "
" 그리고 난 당신의 꿈을 응원해, 함께 아름다운 일들을 그려나가 보자."
반지하 방안에 흐르던 습하고 차갑던 냉기는 어느새 마치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 찬 것처럼 그렇게 따스함으로 가득 차 있음을 우리 두 사람은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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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신랑이 내게 물었다.
남편: " 고마워, 사랑이의 말을 들어보니 내가 그저 누군가의 눈에 들기 위한 수단으로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네.. 그럼 이제 사랑이는 어떤 삶을 원하는 거야?”
나 : " 나는.. 오빠가 이미 잘 알잖아. 학대받고 버려진 삶을 살았던 것이 지금은 더 이상 아픔이 아니거든 나에게 새로운 가정을 주셨고 , 이젠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산다고 생각해..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그 은혜를 갚으며 살겠어..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나는 오빠처럼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그저 따듯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고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따듯한 가정을 제공해줄 수 있는 삶을 살아보고 싶어..”
대화가 따듯하게 무르익으며 비록 확실히 보이는 미래는 아니지만, 이전과는 좀 더 다른 그림을 함께 그리게 되었고, 소망차고 아름다운 계획이 우리 부부 사이에 하나 더 생기게 되었다.
미니멀하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은 삶의 계획. 나를 위해 달려왔던 삶은 최소한으로 좁혀나가겠지만,
내게 주어진 것들은 최대한으로 진짜 나의 정체성에 맞게 발휘하며 살아보는 새로운 인생.
나에게 주어진 삶. 시간. 재능. 경험. 재정. 채워지는 모든 부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나를 내어놓는 삶의 훈련을 가정이라는 기초 안에서 함께 하기로 했다.
작은 결정으로 시작해서 함께 한 걸음씩.
그리고 불편한 삶을 연습하기로! 빠르고 편리함에 익숙했던 삶을 점점 조금은 불편하지만 조금은 더 부지런해 짐으로..
내 몸에서 반드시 내가 누려야 했던 것들을 벗으며 주어짐에 감사하는 훈련을 하기로 했다.
모든 것들이 당연히 나에게 주어져야 할 권리들이 아니기 때문에!
나 : "재능은 없지만 밥도 할 수 있고 청소도 빨래도 할 수 있지..
간식도 준비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나는 들어주는 것을 잘해..
그리고 내가 지금 다시.. 살아 있잖아? 나를 살게 하신 그분을 나누며
함께 사는 삶 살고 싶어 우리를 찾아올 수 없는 이들에게 내가 찾아가면서 말이야.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 같아.. 당신은 악기를 바우고 싶지만 , 배울 수 없는 친구들에게 당신이 가진
재능을 선물해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어떨까?”
감사하게도 남편은 조금은 허황되다고 느낄 수 있는 나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동의해주고 기뻐하며 함께 소망을 나누어 가는 일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살짝 주제에 벗어나는 이야기이지만, 생각나는 경험이 있어서 나누고 싶다. 이야기에서 살짝 언급해서 알 수 있겠지만, 나는 가정의 울타리가 없이
자랐다. 그래서 가정의 울타리가 없이 커가는 아이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에 다니던 교회에서 목사님들과 함께 미얀마 단기 선교를 다녀왔던 적이 있다. 여러 가지 감동과 많은 깨우침들이 있었지만 더 특별한 경험이 나에게 있었다.
미얀마 한 학교를 찾아가기 위해 울퉁불퉁 비포장도로로 된 시골길을 3시간에 걸쳐서 어느 외진 한 숲 속 마을에 도착했었다. 처음 보는 신기한 바나나 나무들이 즐비했고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원숭이 한 마리가 튀어나올듯한 모습이었다.
목사님들은 한켠에서 서서 서로 대화를 나누셨고, 나는 반대쪽에서 바나나 나무를 신기하게 한참을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한쪽에서 마치 천사들이 노래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예쁜 목소리를 따라 조금 걸어가다 보니 비에 축축이 젖은 작은 오두막이 보였었다.
뭔가에 홀린 듯이 나는 그 오두막에 들어갔었고.
정말 놀랄만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3살 배기 아이부터 초등학생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이 20명가량 둥글게 앉아서 기타를 치며 박수를 치며 간절히 찬양을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외국인을 본 적도 없었을 아이들이 나의 모습을 보고 놀랐고, 금세 웃으며 내 주위를 둘러싸서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것 같은 한 현지 부부께서 나와서 나를 맞아 주셨고
나는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아 어떤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아이들은 고아라는 사실이었다.
버림받은 아이들을 데려다가 없는 살림에도 먹이고 입히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게 보호하고 계신 것이었다.
나는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억눌렀다.
도와달라고 찾아올 수 없는 아이들에게 누군가는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나는 부유한 사람도 아니고 가난한 사람도 아니지만, 내 마음의 부유함은 내가 선택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보잘것없이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나 같은 이 한 사람도 인생에서 간절히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도 지독한 외로움에서 건짐 받은 인생이니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남편과 나는 이제 정말
열심히 그 누군가를 위해 살기로 했다.
지독하게 열심히 나를 위해 살아서, 난 지병을 얻었다. 해도 해도 풀리지 않은 삶의 갈급함으로 인해
남편은 스스로를 잃었다. 우리는 우리의 부르심을 위해 살기로 결단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보석을 찾는 삶
그리고 누군가에게 따스한 벽난로가 되어주는 삶.
장황하고 멀리 보이는 이야기 같지만 ,
현실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 같지만
결단하고 걸어가는 한걸음 속에 이미 포함된
큰 미래의 이야기라고 믿어진다.
우리의 마음속에 봄이 찾아왔다. 감사가 찾아왔다.
우리에겐 여전히 옷이 있고 집도 있고 쌀이 있고
무엇보다 각자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보듬어줄 수 있는 여유와 사랑이 있다.
누구도 우리더러 부유하다 말하지 않지만,
우리는 참으로 부유한 가족이며 앞으로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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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앞으로는 존재의 이유에 맞게 미니멀하게
살아가는 abundant 한 인생에 한 발자국씩 준비되어 나가는 삶에 대해 기록하게 될 것 같다.
Bear adundant fruit 풍성한 결실을 맺다.!
한 가지 오늘의 글에 덧붙여 말하자면, 나의 시간이 나의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태어난 날과 시는 알지만 우리는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삶을 모두 살아가고 있다.
가장 아끼고 소중히 다뤄야 할 것은
바로 내 인생의 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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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not waste your life. you are not the master of your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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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Jesus for allowing me to live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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