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밭의 가격은 얼마나 할까?
프로 출장러의 삶은 전국을 달립니다. 어제는 당일로 강릉에 다녀왔고 지금은 세종시에 내려와 있습니다. 이렇게 이동시간이 많다 보니 이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출근길 부동산을 시작한 것도 있습니다. 단점이 있으면 장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어제는 매각하는 물건을 검토하기 위한 출장이었습니다. 3만 평 생산관리지역인데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자칫 눈이라도 내렸다면 절대 들어갈 엄두가 안 났을 고도였습니다. 강원도 산골 대규모 고랭지 전, 답은 평야가 주는 느낌과 확실히 다릅니다. 청량하다는 느낌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최근 '기후 변화가 가져온 인플레이션'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고랭지 전, 답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배추, 무, 감자 등이 고랭지 작물이었다면 이제는 과수원 부지로 고랭지를 검토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팔기 쉬운 땅은 아니지만 3만 평 정비된 고랭지 전, 답은 의외로 경쟁력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강릉 시내로 돌아오면 강릉 어디에서도 눈에 들어온다는 랜드마크 강릉 롯데캐슬 시그니쳐가 눈에 들어옵니다. 24년 11월 준공 1300여 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인데 강릉 7 공원 민간특례사업으로 지어진 단지로 기존 공원 면적의 70% 정도를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29층 높이의 아파트가 지어졌습니다.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해서 강릉시내 어디서나 보인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닙니다. 21년 분양당시 평당 분양가 1200만 원 정도였는데 84 타입 4억 원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프리미엄이 1억 정도 붙어있는데 당시 강원도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저희랑 동행하신 소장님이 강릉시민 우선 분양을 위해 노력하셨는데 본인은 똑 떨어졌다고 속상해하십니다.
그러나 이런 강릉시내 초고가(?) 아파트의 이면에는 공급과잉의 위기도 드리우고 있습니다.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 근처에는 강릉오션시티아이파크(700세대) 모아미래도어션리버(560세대) 자이르네디오션(230세대)이 26년 10월 그냥 입주하는데 분양가가 6억 언저리입니다. 아이피크는 1순위 마감했는데 모아미래도는 특공 신청자가 9명에 불과했고 분양 경쟁률도 0.5대 1 정도였습니다. 처참한 상황입니다.
올해 강릉시 아파트 입주물량이 3300 가구인데 2000년대 들어 최대 수치입니다. 상당히 많이 부담스러운 수준임에 틀림이 없고 어중간한 가격대 아파트들은 세입자를 찾지 못해 휘청거리는 집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내년 상반기가 구축 아파트들의 가장 큰 위기(누군가에게는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주문진 쪽 저렴한 월세 아파트를 구할 수 있다면 마음 맞는 두 셋집이 모여서 별장처럼 이용하는 방법도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아파트형 4도 3촌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