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ny essay

맞벌이의 한계 #피로누적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우여곡절 끝에 맞벌이가 되는 상황을 막지 못 하고, 맞벌이가 되었다. 아내도 사회적 존재이고, 인간관계가 있고, 일정한 소득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내의 직장생활을 강하게 만류하지는 못 했다.


나의 경우, 아들과 딸에 대한 양육보조환경이 나쁘지는 않다. 지척에 처가가 있고, 친할머니가 함께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학교, 학원, 어린이집 출퇴근 문제나 삼시세끼의 문제도 도우미 아주머니의 경우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무리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고, 빨리 귀가를 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아내는 더 분주해 졌다. 게다가 학부모의 역할, 학교생활에의 참여 등 여러 가지 활동 중 대부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불안해 하는 듯 하다. 말로만 듣던 '직장생활하는 엄마가 왕따'가 되는 상황으로 점점 돌입하는 것 같다.


할머니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할머니들이 요즘 교육과정에서 벌어지는 각종 준비와 서포트의 수준을 따라가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영어, 수학 등과 관련한 숙제, 과제의 문제는 할머니들이 아이들을 도와 주는데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일상의 대부분을 할머니들과 보내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한 상벌문제도 일관성이 없다. 할머니들하고 있을 때는 허용되는 대부분의 것들이 엄마, 아빠 앞에서는 제재를 당하기 때문에 지휘체계에 혼선이 있는 듯 하다. 할머니들은 손주들의 고집을 이기기 힘들어 보인다.


퇴근하고 나면 손 하나 까닥하기 싫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생활비를 벌어다 주는 것만으로 부모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퇴근 후에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 어떤 때는 일보다 더 힘이 든다. 그리고, 완결의 의미도 없다.


할머니들도 하루종일 아이들에게 시달리고 나면 기진맥진한다. 대화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중노동에 가까운 것이다. 부부가 할머니들과 체인지해 주어야 한다. 할머니들을 쉬게 해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맞벌이 당사자들도 일과 가사, 양육으로 피로가 누적되어만 간다. 연로한 할머니들도 아이들 때문에 몸의 여러 구석이 아프기도 한다. 분명 먹고 사는 문제가 과거보다는 편리하고 세련되게 변화되었는데, 모두가 피로누적으로 힘들어 한다.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벌어서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숙명적 과제와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양육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의무적 숙제, 그리고, 개인의 사회적 가치의 확인이라는 여러 욕구 사이에서 맞벌이 부부는 지쳐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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