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엄이도종(掩耳盜鐘)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사자성어로 자기만 종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타인에게도 종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이나 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진나라 범씨가 망해 도둑이 범씨의 집에 종을 훔치러 왔다가 너무 무거워 가지고 갈 수 없자 그 종을 깨뜨려 가지고 가려고 망치로 내려쳤다가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종을 빼앗을까 염려하여 자신의 귀를 막았다는 일화에서 유래한 말이다(여씨춘추).


이 의미는 좀더 확대해 보면, 자신의 잘못에 대해 귀를 막고 듣지 않으려 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의 어리석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사람은, 특히, 지도자들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 듣기도 해야 하지만,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도 들을 필요가 있다. 귀를 열고 듣고, 그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열린 마음과 개선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지도자가 잘못을 하고, 그 잘못에 대한 지적을 듣지 않으려고 하면 말단 관리들까지 잘못을 저지르고, 그에 대한 지적을 듣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자신의 잘못은 상위 지도자들의 잘못에 비하면 너무나 약소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게다가 국민들도 법과 질서를 준수하려는 마음이 감쇄하게 된다.


법과 질서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둔한 사람이나 하는 일이 되어 버린다면, 국가의 건전한 운영은 요원하고, 국민들의 생활 전반이 피폐하게 된다.


어느 택시기사님과의 대화내용이다.
"요즘은 부자가 되려면 딱 2가지 방법뿐입니다. 상속을 받거나 사기를 치거나"


말의 끝자락이 내내 뇌리에 남는다. 고위층 지도자들의 비리와 불법이 공연히 자행되자 각 지역의 말단 공무원들까지 비리를 서슴치 않는다. 그리고, 정부재정지원과 관련한 분야 전반에 걸쳐 비리가 만연해 있다. '이 정도쯤은 저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야!". 그들의 생각이다.


고위 공직자가 겸비해야 할 최고의 덕목은 도덕이다. 불법이 아니어도 도덕상 문제가 있는 행위는 하지 않아야 한다. 한때 도덕성은 차치하고, 지도자의 경제정책적 능력을 우선 순위에 둔 적도 있었다. 그만큼 국민들은 좀더 잘 살게 해주는 지도자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의 도덕적 결함은 다른 능력에 비해 더 큰 파장으로 국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임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스스로를 살피고, 자신에게 엄중한 지도자가 다시금 문란해진 국기와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고, 공정하고 엄격한 법과 질서의 집행을 실천해야 할 시기이다.


다만, 그 전제로 지도자가 열린 마음으로 귀를 열어 두는 사람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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