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저녁의 차이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금요일 오후로 접어드는 시각, 퇴근하기 전부터 이미 온 마음이 회사에서 이탈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금요일 저녁은 관성 때문에 긴장된 상태와 이완된 상태가 혼재되어 있다. 그렇지만, 토요일 저녁은 이완된 상태가 온전하다.


토요일 오전, 오후를 거쳐 몸과 마음은 느슨해진 상황에 익숙해져 있으면서 내일도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때문에 토요일 저녁은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하고, 안락한 시간대이다. 스트레스도 가장 최소화된다.


인생이 7일 단위로 순환되는 이런 구조를 누가 설정했을까.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이 인간을 만들고, 이 세상을 만들고 마지막 7일째 안식했다는 구절이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7일을 기준으로 사고하고, 몸이 그렇게 반응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여하튼 토요일 저녁은 참으로 아무렇게나 살수 있다. 그래서 좋다. 그렇지만, 일요일 저녁은, 1박2일, 복면가왕 등 TV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 쯤부터 우리의 마음은 이상하게 요동친다.


서글픔, 회한, 두려움, 귀찮음, 새로운 한주에 대한 부담 등 가지가지 감정들이 일요일 저녁에 속한 우리의 마음을 다 차지한다.


하루차이임에도 불구하고 마음과 심적 상황은 천지차이다. 동양적 사고에서 일요일은 마무리이지만, 서양적 사고에서는 시작이다. 그런 사고의 차이가 혼합되어 있기 때문일까.


토요일 저녁은 리듬을 깨는 일이 생기더라도 관대하게 수용할 수 있지만, 일요일 저녁에는 여러 이유로 예민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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