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얼마 전 사립 초등학교에서 유명 배우 아들과 대기업 총수의 손자가 학교 수련회에서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한 학생을 야구 방망이 등으로 집단 구타하고, 물비누를 음료수로 속여 마시게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피해자인 초등학생은 충격으로 근육 세포가 손상되는 횡문근 융해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까지 받았다.
그런데, 조사결과 학교측은 가해 아동들에게 별다른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고, 대기업의 손자, 유명 연예인의 자녀는 징계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아이를 양육하면서 상벌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은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부모 스스로가 명확한 원칙을 세우고, 이를 고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은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타인에게 엄격한 법이다.
하지만, 눈물을 머금더라도 자녀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이는 눈감아 줄 일이 아니다. 세상에는 도덕, 규칙, 법 등 사회유지를 위해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어려서부터 이에 대한 학습과 이를 준수하려는 노력을 배우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더 큰 잘못을 범할 수도 있다.
특히, 사회적 신분, 부와 권력 등으로 자녀의 잘못을 달게 뉘우치게 하지 않고, 이를 모면하게 해 준다면, 이는 부모의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자녀를 망치게 하는 지름길을 스스로 알려 주는 셈이다.
게다가 특별한 신분 등으로 잘못에 대해 처벌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는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부당한 처사를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도 분노를 금할 수가 없게 되어 사회는 점차 분열될 수 있다.
누구나 실수도 할 수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달게 벌을 받아야 그러한 과오를 재차 하지 않게 된다. 자녀의 종아리를 내리치는 부모의 심정은 누구보다 아프고, 힘든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자녀를 위한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 본다면, 잠시 흘리는 눈물과 가슴저림은 훌륭한 자녀가 성장하는데 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