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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Aug 24. 2017

보이는 불안, 보이지 않는 불안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눈에 보이는 불안과 그렇지 않은 불안 중 어느 것이 더 크게 불안하게 만들까.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빠른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불안은 주로 미래를 향해 발생한다. 내일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족스럽지 못 한 현재상태가 불안감을 끊임없이 몰고 온다.


보이는 불안은 보통 수치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영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연봉, 정년, 나이, 승진의 속도, 경쟁순위, 성적, 혈압수치, 간수치 등 비교 기준이 있고, 그 수치로 자신이 평가매김 당하는 경우에 불안감은 가시적으로 느낄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불안은 다소 철학적인 영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죽음, 인생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 사람들 속에서의 입지, 영향력 등 사는 동안에는 결코 없어질 수 없는 원천적인 불안이 그것이다. 잠시 잊을 수는 있지만, 영원히 소거할 수는 없는 문제들 속에서 불안이 생긴다.


보통 불안에 대해서는 '극복'이라는 서술어가 수반된다. 불안은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불안감을 극복하거나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불안이라는 문제가 과연 극복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고혈압 수치에 대한 불안은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식이요법을 사용해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은 여행, 취미, 만남 등 적극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것일까. 영화관람이 끝나면 밀물처럼 현실이 찾아드는 것처럼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행동이 종료되었을 때, 그 순간에 밀려드는 불안은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질 뿐이다.


불안은 어쩌면 생이 마감될 때까지 그림자처럼 따라 붙을 것이다. 불안은 불완전성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사람만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공통된 감정이다. 불안에 빠지면 자신을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모두에게 공통된 것임을 의도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불안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리고, 평생 느끼게 될 것이다. 불안에 빠지게 된 것이 잘못에 대한 벌은 아니다. 불안은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다. 불안이 밀려올 때, 이렇게 되내이고 싶다.


내가 잘못한게 아니고, 벌받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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