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ny essay

아들과 딸에게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아들과 딸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몸에 나쁜 음식은 가급적 적게 먹고, 좋은 친구를 사귀고 나쁜 친구를 멀리 해야 하고, 당장의 삶을 보지 말고 먼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야 하고, 꾸준히 운동해야 하고, 행동하기에 앞서 깊이 생각해야 하고......


조만간 죽음을 맞이한다면 아이들에게 꼭 해 줄말을 적어 보려니 결말이 없다. 내 자신이 불완전하고 부족하듯 아이들도 그럴 것인데, 완벽한 완전체만이 실천할 수 있는 말들만 끝을 모르고 나열된다. 부모의 마음이 그런 것이다라는 정도로 나의 생각과 감정을 위로한다.


부모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귀가 따갑도록 들으면서 성장했고,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그 조언을 전부 실천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 조언들이 참으로 값진 것이었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실감하게 된다. "또, 잔소리"라고 치부했던 것들이 진정 중요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좀더 일찍 깨닫고 실천했다면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훌륭한 모습을 갖추고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다. 이런 후회를 아이들이 나보다 빠른 시점에서 깨달았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하지만, 내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듯이 아이들의 인생도 내 뜻대로 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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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들은 결국 대부분이 내가 후회스러웠던 것들이다. 그리고, 보상심리에서 비롯된 것들도 일부 섞여있다. 내가 그랬듯이 아이들도 좌충우돌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그것을 줄여주고자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효과가 미력한 욕심에 불과하다.


아이들에게 부모로써 행하는 중요한 메세지의 대부분은 살아보니 후회스러웠던 것들을 최대한 겪지 않았으면 한다는 경고일 뿐이다. 누구나 어쩔 수 없이 겪을 수 밖에 없는 홍역 같은 것을 너네는 겪지 않도록 하라는 말도 안되는 그런 조언이 전부이다.


아들과 딸에게, 죽는 날까지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두고 싶다. 그게 부모의 심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알지 못 하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삶을 산다면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니 그 때는 큰 소리로 부모가 하는 말을 잔소리라고 말해 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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