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너무나 부끄럽고,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렇게 행동하고 싶지 않은 경험들, 우리는 그런 기억을 잊고 싶지만 생생하게 생각하게 된다. 아이러니하다. 시험문제의 답은 기억을 못 하면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은 너무나 오랜 시간 기억난다.
그리고, 후회스러운 순간에 다시 그 시간, 그 자리에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때의 선택과 행동을 다르게 하고 싶은데, 그런 기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성장했을 수 있다. 그런 수치와 후회 속에서 어른으로 성장했을 것이라는 것이 위안이다.
어린이들은 부끄럽거나 후회스러움을 느끼지 못 한다. 다만, 어떤 행동을 반복했을 때, 매를 맞거나 호통을 들었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행동을 반복하면 안된다는 막연한 학습적 결과에 의한 행동을 한다.
어른이 된 지금,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추억 속의 노래가사 한구절 끝에 느끼게 되는 어리석음과 부끄러움, 그리고, 후회가 밀려 온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추억이 쌓이고 그것을 되새김질하는 시간과 분량이 늘어만 가는 것이다.
언제 이만큼 늙었을까. 언제 이만큼 나이를 먹었을까. 느끼는 순간은 순간이고 문득이다. 너무나 아쉽다. 촘촘하게 살고자 했는데,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 버렸다. 꿈많던 소녀와 소년은 이제 중년 이상의 어른이 되어 버렸다.
한 이십년쯤 못 만났던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때 그 모습의 기억으로 보이고 싶다. 나이들고 초라한 삶의 찌듦을 보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고, 서로가 이해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저렇게 늙어가고 병들어간다. 하지만, 너무 슬퍼할 이유는 없다. 삶이란 태어나서 죽음의 시기로 서서히, 때로는 빠르게 다가가는 과정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