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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Dec 25. 2017

크리스마스 선물

일상의 변론

예수의 존재를 신뢰하는지와 관계없이 크리스마스는 명절 내지 기념일이 되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산타클로스가 된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산타역할을 못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마음은 산타가 되고 싶다. 


크리스챤이 아니어도 이 시기의 이 분위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전구들은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예전에는 거리에서 캐롤과 캐롤을 개작한 캐롤 비슷한 음악과 노래들이 거리를 채웠다. 하지만, 저작권 등의 문제로 거리에서 캐롤, 캐롤과 유사한 음악을 듣기는 어려워졌다. 


특정 종교를 믿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메리 크리스마스'로 인사하는 것은 크게 개인적인 신념, 가치관과 위배되지는 않는다. 


아이들에게도 말을 듣지 않으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 안줘!'라는 말을 큰 부담없이 내뱉기도 한다. 어차피 아이들이 가지고 싶은 선물을 마련해 두었거나 그렇게 할 거면서 협박을 하기도 한다. 


가지고 싶은 선물이 눈을 뜨고 일어나 발견된다면 산타가 다녀갔다고 믿고 싶어진다. 수염이 길지 않은 세상 모든 산타들 또한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그만큼 기뻐진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아마도 웃음소리일듯 하다. 아이들은 가지고 싶은 선물을 내내 고민하고, 부모들은 그 고민을 귀담아 두었다가 아이들의 최종적인 소유욕과 접점을 이루는 순간, 한바탕 웃게 된다. 


이 시기만큼은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해 줌으로써 자신은 가지지 못 했음에도 타인이 갖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는 순간이다. 


다른 때에는 다른 사람이 내가 갖지 못한 무언가를 가진 모습을 보며 시기와 질투, 배앓이를 하게 되지만, 이날은 타인의 기쁨이 자신의 기쁨이 되는 초월적인 존재가 된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아마 조건없는 미소와 다른 이들의 기쁨으로 한층 훈훈해지는 마음의 정화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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