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바닷물이 지금처럼 액체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생명체가 탄생해 유지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1억 5,000만km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좀더 멀어지면 지구는 화성처럼 얼어붙게 되고, 좀더 가까우면 금성처럼 온실행성이 되어 버렸을 것이다.
지구 크기의 1/3인 달 또한 적절한 크기를 가지고 있어서 지구가 지금과 같은 공전궤도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달이 지금의 크기보다 작거나 지금의 거리보다 멀리 있었다면 지구의 자전축이 크게 변화되어 생명체가 유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후상태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어두운 관측으로는 매년 4cm씩 달이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숨을 쉬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요인들은 나름의 이유 때문에 아주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존재하고 있다. 다만, 사람들의 의미부여나 인식여부에 따라 중요성의 부각이 달라질 뿐이다.
모든 요인들 중 일부라도 균형을 잃거나 기능을 상실할 경우, 우리 환경은 예상하지 못 하는 불편함을 제공하거나 어쩌면 종말을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
우리의 몸과 정신, 가족과 친구, 그리고 타인들. 사회조직과 국가. 현재와 같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적절한 거리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마음에 들고 안들고의 문제는 있지만, 주관적인 평가와는 별개로 나름의 원리나 섭리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살아숨쉬는데 필요한 공기의 조합이 어떤 이유와 목적으로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참으로 대단한 것이다. 이 상태의 공기조합이 아니었다면 몇분도 채 되지 못해 삶은 정리도 못한 채 끝나버렸을 것이다. 나의 존재도, 그와 저들의 존재도 다소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적절한 수준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삶은 고단한 과정임에 대체로 동의한다. 하지만, 이 절묘한 균형 속에 중요한 하나의 퍼즐은 바로 우리 모두이다. 자신이 가치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균형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